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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김근태 동지에서 갈등관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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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김근태 동지에서 갈등관계로

입력
2006.11.28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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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과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애초부터 화해할 수 없는 사이인가.

여권 인사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애초엔 전혀 그런 사이가 아니었지만, 지금은 되돌리기 어려울 만큼 감정의 골도 깊어졌고 정치적 지향의 차이도 확인한 듯하다. 노 대통령과 김 의장의 관계는 의기투합과 갈등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극단적인 경우는 없었다.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전까지만 해도 두 사람은 동지적 관계였다. 2000년 성균관대 대학원 총학생회 주최 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해 “우린 친구다. 함께 간다”고 다짐한 뒤 서로를 ‘강단의 정치인’, ‘민주화 지도자’라며 추켜세웠다.

하지만 대선을 거치면서 두 사람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노 대통령측에선 “김 의장이 후단협의 눈치를 보며 적극 돕지 않았다”고 비판했고, 김 의장측은 “평화개혁세력의 통합을 위해 최선을 다한 걸 감정적으로 대응한다”고 반박했다. 우리당 창당과정에서 김 의장이 ‘분열 없는 통합’을 외치며 단식까지 하다가 뒤늦게 합류한 것을 두고도 신경전이 상당하다.

그러나 2003년 말부터 노 대통령이 대선자금 수사로 측근들이 구속되고 탄핵 위기에 몰리면서 김 의장과의 관계는 회복됐다. 대선과정에서의 오해를 해소하고 참여정부의 성공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김 의장이 사신(私信)이 계기가 됐다. 며칠 뒤 부부동반 만찬이 이뤄졌다. 노 대통령도 김 의장의 손을 움켜잡은 것이다. 김 의장이 2004년 2월 한ㆍ칠레 FTA 비준안 처리를 앞두고 노 대통령에게 국회 방문을 요청하자 이튿날 곧바로 실현됐을 정도. 탄핵 발의가 임박했을 때 노 대통령은 김 의장을 따로 만나 조언을 구했고, 김 의장도 의총에서 눈물을 흘렸을 만큼 서로를 신뢰했다.

그러나 이도 잠시 뿐, 17대 총선 이후 노 대통령이 김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 등을 입각시키는 과정에서부터 감정 대립이 생겨났다. 정책에 대한 이견도 노출됐다. 노 대통령이 분양원가 공개를 반대하자 김 의장이 “계급장 떼고 토론하자”고 맞선 게 이 즈음이다. 복지부 장관 시절 국민연금기금의 투명성을 강조하며 김 의장이 경제부처와 맞서자 노 대통령은 이를 통치권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했다. 사실상 양측이 넘어올 수 없는 강을 건너기 시작한 것이다.

김 의장은 지난 25일 당정청 4인회동에서 노 대통령과의 단독면담을 강력 요청했지만 이튿날 청와대는 불쑥 ‘여야정 정치협상회의’를 제안했다. 김 의장측은 지난 6월 취임 이후 줄곧 청와대가 당을 무시했고 근저에 감정이 개입돼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청와대 역시 “정치적 욕심이 앞서는 모양”이라고 비판한다. 민주개혁세력의 대표성을 놓고도 서로 언성을 높이기 일쑤다. 한 중진의원은 “노 대통령과 김 의장의 화해를 서둘렀어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했다. 결별이 코 앞에 다가왔음을 직감한 듯한 표정이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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