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경기에서 선수가 없어 3명만이 뛰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아마 농구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2006 산업은행배 농구대잔치 국일정공과 수원대와의 여자부 경기에서 일어난 ‘희대의 사건’이다.
국일정공은 2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수원대와의 대회 첫 경기에서 79-97로 졌다. 여기에는 남모를 사연이 있었다. 선수 엔트리가 6명에 불과했던 국일정공은 남기선(26점), 송송이(8점), 류선정의 잇단 5반칙 퇴장으로 경기종료 3분 여를 앞두고 단 3명이 코트를 지킨 것.
국일정공은 전반까지 39-44 접전을 벌였지만 파울트러블과 수적 열세 속에 완패를 당했다. 2003년 창단한 국일정공은 이번 농구대잔치에 참가한 유일한 실업팀으로, 강인덕 중고연맹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프레스 제조업체다.
축구에서는 선수가 퇴장 당해 9~10명이 뛰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지만 농구 경기에서 선수가 빠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11명이 뛰는 축구에 비해 5명이 뛰는 농구는 선수 한 명의 공백이 절대적이어서 다른 벤치 멤버로 교체되기 때문이다.
대한농구협회(KBA) 규정에 따르면 이 대회는 한 팀 선수가 2명만 있어도 경기를 진행할 수 있다. KBA 관계자는 “고교 농구에서 4명이 뛰는 경우는 더러 있지만 농구대잔치에서, 그것도 3명이 뛴 경우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며 선수층이 엷은 아마 농구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한편 이날 고려대는 남자1부 B조 4차전에서 김영환(16점)과 신제록(16점)의 활약으로 건국대를 80-70으로 꺾고 4전 전승으로 4강에 직행했다. 건국대는 승리 없이 4패로 최하위. 한편 명지대(3승1패)와 동국대(2승2패)는 B조 2ㆍ3위를 차지, 6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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