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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 한국에 등돌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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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 한국에 등돌리나

입력
2006.11.28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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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의 한국투자 기피현상이 심상치 않은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외국인 직접투자(FDI)액은 110억 달러 목표달성 실패는 물론, 3년만에 두자릿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7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액(신고액 기준)은 75억 달러. 작년 같은 기간(76억) 달러보다 더 줄어든 규모다.

우리나라의 FDI유치액은 2004년 127억 달러로 정점에 오른 뒤, 지난해 115억 달러로 하락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는 100억 달러 안팎, 어쩌면 세자릿수 밑으로까지 추락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동안 "외국인 투자에 별 다른 차질은 없을 것"이라던 정세균 산자부 장관도 이날 외국인투자 점검회의에서 "110억 달러였던 올해 목표치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어쩔 수 없는 이유도 있다. 무엇보다 외환위기의 상흔이 치유되면서, 부실금융기관이나 부실기업 등 외국자본이 삼킬 만한 인수합병(M&A) 매물이 크게 줄어들었다. 실제로 지난 3ㆍ4분기 외국인들의 M&A형 투자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63%나 감소했고, 이는 올해 전체 FDI 부진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M&A투자 보다 더 중요한 공장설립형 투자, 즉 고용을 유발하는 '그린필드'형 투자는 계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지나친 비관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그린필드형이든, M&A형이든 절대 투자액이 줄어든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우리나라의 FDI유치액은 1995년 375억 달러에서 지난해 603억 달러로 급증한 중국은 고사하고 홍콩(359억 달러) 싱가포르(201억 달러) 등 주변국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다국적 기업 지역본부 숫자에서도 우리나라는 지난해까지 21개를 유치하는데 그쳐 홍콩 1,167개, 싱가포르 350개, 중국 120개와 비교조차 어려운 수준이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투자를 꺼리는 이유는 높은 요소비용과 경직된 노사관계, 복잡한 규제 등이다. 그러나 요즘 들어 하나가 더 추가됐다. 바로 '론스타 사태'로 불거진 반(反)외자정서다. 일부에선 "한국이 개방의지가 있는 나라인가"라는 근본적 의문까지 제기하는 실정이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최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은 한국에 3억 달러 규모의 연구개발(R&D)센터를 지으려다 대만으로 옮겼다. 다국적 제약회사인 GSK, 독일 질트로니크사는 싱가포르를 투자 대상으로 선택했다.

재계 관계자는 "언어나 시장규모 등 인프라가 경쟁국에 비해 떨어지는데도 규제는 더 까다롭고 반외자정서까지 강하다면 누구라도 투자할 이유가 없다"며 "어차피 개방을 국가기조로 삼은 이상 과감한 규제철폐와 함께 정당한 수익에 대한 보호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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