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추이가 주식시장에 부담이 되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은 920원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으며, 엔ㆍ달러 환율은 100엔당 800원을 깨고 790원대 초반까지 움직이고 있다. 수출 비중이 높은 경제구조와 미국, 유럽 시장 등에서 일본 제품과의 경합도가 높은 수출상품구성을 감안하면 환율의 변화는 기업수익에 부정적인 요인임에 분명하다.
원ㆍ달러 환율은 10월 들어 가파르게 하락하기 시작했으며, 원ㆍ엔 환율은 이미 5월부터 꾸준하게 내림세를 타고 있다. 이는 달러화 약세 뿐 아니라 엔화 약세라는 두 가지 논리가 함께 작용하고 있는 결과이다. 2005년 원화의 절상은 모든 주요 통화에 대해 동시적으로 진행된 결과였다. 하지만 2006년 들어서는 대(對) 유로 환율의 경우 오히려 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고, 대 위안화 환율 역시 부담스럽지 않은 모습이다. 2006년 들어 주요 통화대비 원화의 위치는 유로, 위안화에 비해서는 절하, 달러와 엔에 비해서는 절상이라는 중간적 위치이다. 즉 주요국의 통화는 ‘엔〈달러〈원〈위안〈유로’의 관계를 보이고 있다.
한국 경제는 달러, 엔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는다. 따라서 이들 통화의 약세는 주식시장에도 상당한 압력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나타난 급격한 환율 변화 이유로는 미국의 부진한 경제지표와 이로 인한 달러 약세, 일본의 물가상승압력 둔화와 아베 정부의 금리인상 반대정책, 엔화에 대한 투기적인 매도의 증가, 조선업체 등 국내 기업의 달러 선물화 매도, 한국은행의 지급준비율 인상에 따른 국내금리 상승 전망 등을 들 수 있다. 각 통화별 원인과 장단기적인 요인이 뒤섞여 있는 상태다.
현재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어 단기적인 환율 전망은 매우 불투명하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을 찾아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달러화의 경우 2007년 성장률 둔화와 유가 안정으로 경상수지 적자폭이 줄어들고, 민주당의 중간선거 승리로 재정적자 규모도 줄어들어 약세 요인이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금리인상 움직임이 가시화하면 현재와 같은 과도한 엔화 약세 기조는 지속되기 어려워 보인다. 다행히 중장기적인 환율 전망은 엔화는 강세전환, 원화는 안정기조가 이어져, 원ㆍ엔 환율은 100엔당 800원대 중반 이상으로 상승할 것으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또한 원화의 경우 이미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복귀한 상태이므로 추가적인 절상이 가파르게 진행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환율 문제가 4분기를 압박하는 요인임에는 불명하지만 현재 수준 이상의 급격한 절상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점차 그 영향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푸르덴셜투자증권 이영원 투자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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