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해안 지역의 겨울 별미인 새조개 철이 다가왔으나 무분별한 채취 등으로 수확량이 줄어 어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26일 충남 홍성과 서산지역 어민들에 따르면 홍성군 서부면 죽도어촌계가 최근 공동양식장에서 새조개를 시험 수확한 결과, 예상 수확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죽도어촌계는 2004년 100여㏊의 공동양식장에서 16∼17톤의 새조개를 수확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겨우 10톤 안팎을 수확했다.
이번에 시험 수확된 새조개는 양이 줄은 것도 문제지만 품질이 더 걱정이다. 껍데기만 클 뿐 속살이 전혀 오르지 않아 바지락과 비슷한 수준이다. 새조개는 뜨거운 물에 데쳐 먹는 게 일품이나 요즘 것은 속살이 없어 데치면 먹을 것이 없을 정도로 작다.
강기용(40) 어촌계장은 “홍보지구(홍성∼보령) 방조제로 인해 물길이 바뀌면서 천수만 일대에 각종 퇴적물이 쌓여 바다 밑 환경이 나빠졌고 수온도 올라가 수확량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어민들은 수확량 감소원인을 무분별한 남획으로 보고 있다.
어민들은 그 동안 그물이 달린 대형 쇠갈퀴를 뻘 바닥까지 내린 뒤 끌고 다니면서 새조개를 잡았다. 이 방법은 일정한 크기이상으로 성장한 조개만을 잡고 새끼조개는 남겨둔다.
그러나 지난해 다른 지역에서 온 어민들이 진공청소기처럼 뻘을 빨아들이는 방법으로 새조개 어장을 훑어 버렸다.
어민들은 “모래채취 하듯 뻘을 빨아들여 새끼조개까지 모두 잡는 바람에 새조개 씨가 마르고 뻘이 뒤집혀 서식환경이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 등 다른 지역 어촌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간월도 어촌계는 채취경비도 나오지 않아 새조개 채취는 아예 손을 놓고 굴 수확에만 매달리고 있다.
수확량이 줄어들면서 새조개 값이 크게 오를 전망이다.
2004년의 경우 천수만 주변 식당에서 ㎏당 3만∼3만5,000원이면 맛보던 새조개가 지난해 6만원 정도까지 치솟았는데 올해는 7만∼8만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해마다 새조개축제를 열어온 홍성군 서부면 남당리 주민들은 올해 축제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신건식(53) 남당리 어촌계장은 “생산량을 예측할 수 없어 축제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 새조개 가격이 대폭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서산=이준호 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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