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휴대인터넷(와이브로)의 세계화가 빨라지고 있다. 미국, 이탈리아, 일본, 베네수엘라에 이어 브라질도 와이브로 상용화를 진행중이며 중국에도 와이브로 장비가 공급된다. 한국에서 시작된 와이브로를 통해 아시아, 미주, 유럽을 잇는 정보기술(IT) 실크로드의 대장정이 본격화한 셈이다.
와이브로의 세계화는 경제적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다. 국내에서 개발된 와이브로를 세계에서 널리 사용하게 되면 한국도 통신부문에서 기술사용료(로열티)를 받는 기술 종주국으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12월 와이브로는 국제전기전자학회에서 표준기술로 인정을 받아 이 같은 꿈에 한 걸음 성큼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최근에 와이브로 상용화를 결정한 곳은 브라질. 브라질의 최대 미디어그룹 아브릴 계열 케이블TV 서비스업체인 TVA가 삼성전자와 와이브로 상용화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현지 3위 유선통신업체인 브라질텔레콤(BrT)도 이의 상용화 방안을 최근 내놓았다.
이달 초 상용화 계획을 밝힌 브라질의 TVA는 내년 4월 수도인 상파울루와 쿠리치바에서 와이브로 서비스를 시작하고, 3년 동안 4개 도시로 서비스를 늘릴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해당 지역에 관련 장비와 노트북용 와이브로 PCMCIA카드,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를 공급하게 된다.
세계 최대 통신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도 와이브로 도입을 검토중이다. 중국의 일부 통신업체들은 최근 삼성전자에서 관련 장비를 공급받아 시험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열사(熱沙)의 땅 중동 지역도 와이브로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이달 초 국내에서 열린 ‘삼성 모바일 와이맥스(와이브로의 다른 이름) 서밋 2006’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가 와이브로 시범 서비스를 진행중”이라며 “연말이나 내년 초에 관련 계약을 체결하는 중동 국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와이브로 사업을 진행중인 국가는 모두 22개국. 미국, 이탈리아, 브라질, 베네수엘라 등 4개국은 상용화 계약을, 11개국은 시범 서비스 및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다. 나머지 국가들은 서비스 도입을 위해 협상을 추진중이다.
세계 각국이 와이브로에 잇따라 동참하는 것은 뛰어난 이동성과 편리성 때문이다. 무선 광대역 인터넷(Wireless Broadband Internet)의 약자인 와이브로는 이름 그대로 넓은 지역에서 무선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최대 장점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 노트북, 전용 단말기를 이용해 이동하며 영화, 음악 등 각종 대용량 파일을 전송받아 즐길 수 있다. 음성은 물론이고 영상 통화도 가능하다. 또 와이브로 통신칩을 휴대폰, 노트북 뿐만 아니라 MP3, 디지털 카메라 등 각종 전자기기에도 장착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세계 각국의 통신사업자들은 와이브로가 차세대 통신서비스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기태 사장은 “현재 60개국의 통신업체들과 와이브로 사업을 협의 중”이라며 “국내에서 처음 상용화된 와이브로가 세계 통신기술을 선도할 때 한국도 통신원천기술 보유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와이브로란
정보통신부와 삼성전자가 개발한 와이브로는 광대역 무선 인터넷의 약자로, 이동하며 사용할 수 있는 무선 인터넷이다. 시속 60㎞ 이상으로 달리는 차량 등에서 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해 20M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받을 수 있다. 올6월부터 KT와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서울 일부 지역에서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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