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월 3일은‘세계 장애인의 날’. 이런 날이 있음으로 해서, 전세계적으로 장애인들이 얼마나 차별받고 고통받는지가 새삼스레 방증된다. 아이들의 세계도 예외는 아니다. 인간성이라는 건 날것으로는 사악하기도 한 것이어서, 외려 아이들의 세계에서 그 차별과 모욕은 한층 적나라하기도 하다.
장애가 다만 하나의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어떻게 아이들에게 제대로설명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주인공은 자폐를 앓고 있는 여동생을 둔 꼬마. 글자도 모르고, 옷에 오줌을 싸기도 하는 동생을 학교 아이들이 놀리고 때린다. 어느날 돌팔매를 맞은 동생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온 날 마음이 아픈 언니는 묻는다.“ 엄마, 왜 동생은 우리랑 달라요?”
엄마는 말한다.“ 아이들은 모두 태어나기 전에는 하늘나라 천사였단다. 그런데 세상에 내려오면서 날개를 잃어버리는 아이들이 있어. 그런 아이들은 더 이상 혼자 힘으로는 날 수 없단다. 우리가 도와주어야만해. 또다른 날개가 돋아날때까지….”
장애는 상처가 아니어서 치유되지도, 잊혀지지도 않는다. 때문에 날개 잃은 천사에겐 날개가 떨어져 나간 겨드랑이를 치료하는 것보다 또 다른날개, 아이가 가진 다른 가능성을 찾아주는 게 훨씬 중요한 일이다.
이 책에서 그림은 단지 이야기의 부속물이 아니다. 재료의 질감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담담한 색조의 삽화들은 꼬마들의 마음 속에도 출렁이고 있는 슬픔과 외로움, 아픔 등을 애잔하게 전달한다. 대야에 담긴 빨래를 하다 고개를숙이고 뚝뚝 눈물을 흘리는 엄마와 그런 엄마를 숨어서 지켜보는 아이의 모습은 브레송의 카메라에 포착된‘결정적 순간’처럼 장애아 가족의 고통을 절실하게 재생한다.
고학년 어린이들에겐 고정욱글, 박영미 그림의 <지붕 위의바이올린> (주니어 김영사^8,900원)과 김문주 글, 배숙희 그림의 <천사를 주셔서 감사해요> (문학사상^7,500원)를 읽혀도 좋겠다. 서울역에서 앵벌이를 하던 뇌성마비 고아 소년의 성공스토리를 그린 <지붕 위의 바이올린> 은 바이올린 연주를 통해 눈앞의 불행과 고통스런 기억을 이겨내는 주인공의 모습이 익숙하지만 절실하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천사를 주셔서 감사해요> 는 뇌성마비 동생을 부끄러워했던 누나가 자기를 대신해 오토바이에 몸을 날려준 동생과 화해하면서 장애인도 당당한 주체가 될 수있음을 보여준다. 천사를> 지붕> 천사를> 지붕>
박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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