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부친인 현영원(사진) 현대상선 전 회장이 24일서울 구기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9세.
고인은 호남 최대 갑부였던 현기봉의 장손으로 서울대 상대를 나와 대한제철 사장을 거쳐 1964년 신한해운을 창업했다. 84~95년엔 현대상선 회장을 지냈다.
재계는 고인을‘영원한 해운인’으로 부른다. 신한해운 설립 무렵“양반이
어떻게 배 회사를 차리느냐”는 친지들의 반대가 있었지만“해운은 곧 무역이며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소신으로 밀어 붙였고, 1984년 해운 합리화 조치로 현대상선에 합병될 때까지20년간 신한해운을 중견 해운업체로 키웠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인연을 맺은 것은 60년대한제철이 현대건설에 철근을 독점 공급하면서부터 두 사람은 76년 사돈이 됐다.
고인은 사위인 정몽헌 회장 사망 후 현대그룹이 경영권 분쟁에 시달리자, 현대상선 지분을 꾸준히 매입하는 등 최근까지도 딸을 지원해 왔다.
주부에서 하루아침에 그룹 총수로 변신해 경영권 분쟁을 이겨낸 현정은 회장의 배포와 사람 다루는 솜씨도 부친을 꼭 닮았다는 평가다. 대북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현대건설 매각마저 지연되는 상황에서 현정은 회장은 든든한 후원자이자 평생의 정신적 지주였던 부친까지 잃게 돼주위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유족은 부인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과 4녀. 빈소는서울아산병원이며 한국선주협회장(4일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27일 오전 8시. 장지는 천안 공원묘지. (02)3010-2270
박진용기자 hub@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