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약물을 함께 먹는 ‘칵테일 요법’이 어린이 정신병에는 효과가 거의 없다고 뉴욕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경련, 우울증 등 정신병이 늘어나면서 치료제를 단독으로 복용하거나 다른 치료제를 같이 먹는 칵테일 요법이 늘고 있지만 그 효과가 의문스럽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리탈린 등 ADHD 치료제, 라믹탈 등 경련 치료제, 졸로프트ㆍ데시렐 등 우울증 치료제, 리스페달 등 정신병 치료제를 각각 같은 질환의 동종 치료제와 함께 복용하면 치료효과가 높아진다고 보고 칵테일 요법을 많이 쓰고 있다.
의료분석기관인 ‘메드코 헬스 솔루션즈’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는 0~19세의 어린이ㆍ청소년 160만명이 2가지 이상의 정신병 치료제를 복용했다. 특히 이 중 28만명은 10세 이하였다. 4가지 이상의 약을 먹는 어린이ㆍ청소년도 16만명이나 됐다.
이 신문은 정신과 전문의와 어린이ㆍ청소년 환자의 부모들은 칵테일 요법이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믿고 있지만 조사 결과는 이 요법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 근거가 희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 조사 결과 칵테일 요법이 어른 환자에게는 일부 도움이 됐지만 어린이 환자에게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 국립정신건강연구원(NIMH)의 토머스 인셀 박사는 “어린이 특히 나이가 어린 아이에게 칵테일 요법을 쓰면 치료 효과가 좋다는 어떤 과학적 자료도 없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조지프 비더먼 하버드대 정신과 교수는 “칵테일 요법이 심장병과 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치료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며 “어린이 정신병 치료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정신병을 앓고 있는 자녀를 둔 미국 부모들은 어떤 치료법을 써야 할지 크게 당황하고 있다.
앞서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는 항우울증 치료제 9개 제품에 대한 20여건의 임상시험 결과, 약을 처방 받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자살을 생각하거나 행동에 옮길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약의 대부분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s)였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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