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가 국민은행과의 계약을 파기함에 따라 외환은행 재매각은 말 그대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셈이다. 하지만, 금융권은 결국 론스타가 배당을 통해 이익을 일부 회수한 다음, 검찰 수사가 종료된 뒤 국민은행과 재매각 협상을 벌이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론스타가 당장 외환은행을 시장에 내놓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몇 년 이상 계속 보유하기도 힘들다. 론스타측 인사의 외환카드 조작 혐의가 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지위가 박탈될 가능성이 커 강제적인 지분 매각 명령을 받을 수 있다.
그 이전에 매각 가격을 높여서 파는 것이 론스타로서도 이익이기 때문이다. 일단 올해 중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종료되고 내년 3월 외환은행 배당이 끝난 다음 다시 외환은행을 팔기 위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외환은행이 시장에 다시 매물로 나왔을 경우 누가 인수자로 나설 것이냐는 대목이다. 올 3월 매각 협상 당시에의 인수 후보자였던 DBS는 이미 금융당국으로부터 인수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하나금융의 경우, 욕심을 낼 수도 있으나 론스타의 행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강해 쉽게 나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관계자도 “외환은행 인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외국계 대형 은행이 나설 가능성도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 국내 금융계의 대체적 평가다. 보수적인 성향의 이들이 국제적 논란 대상이 되는데다 국내 금융당국의 견제도 만만찮은 등 리스크가 큰 매물을 인수하려는 모험을 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따라서 여전히 해외진출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는 국민은행만한 인수 후보자가 없다는 것이다. 강정원 국민은행장도 재협상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국민은행과의 재협상 과정에서 새로 매겨질 매각가격이 새로운 불씨가 될 가능성도 있다. 론스타가 배당금으로 챙긴 이익과 새 매각가격의 차이에 따라 ‘먹튀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다분하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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