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총선에서 얀 페터 발케넨데(50) 총리가 이끄는 집권 기독민주당이 승리했다.
기민당은 22일 실시된 총선 개표결과, 전체 하원의석 150석 가운데 41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 재집권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공식개표 결과는 다음 주 초에 발표된다.
제1야당인 노동당은 32석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고, 사회당은 기존 9석에서 26석으로 크게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소정당으로는 자유당이 22석, 신자유당은 9석, 기독연합 6석, D66 3석, 동물보호당 2석, 신교도당 2석 등을 각각 얻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동물보호당은 이번 총선에서 유럽에서는 최초로 의회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됐다.
우파인 기민당의 승리는 최근 네덜란드 경제가 회복 국면으로 돌아선 데 힘입은 바 컸다. 긴축재정과 임금억제, 연금개혁 등 인기 없는 정책으로 일관했지만 실물 경제지표가 좋아지면서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지난달 실업률은 5.2%로 2003년 5월이래 가장 낮았고 올해 경제성장률은 서유럽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3.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민당이 제1당이 되는데 성공했지만 향후 연립정부 구성에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정 파트너였던 자유당이 현 의석(28석)보다 크게 낮은 22석을 얻는데 그치면서 우파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 없게 됐다. 따라서 우파 연정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신자유당이나 기독연합 등과 합종연횡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선거로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기 위해 기민당이 노동당 사회당과 함께 좌우연립정부를 구성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각 당간의 이해관계가 워낙 복잡하게 얽혀 있어 실제 연립정부 구성은 최소 수개월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AP 통신은 전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