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억만장자로 제너럴 모터스(GM)의 개인 최대주주인 커크 커코리언(89)은 22일 연방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이번 주중 GM 주식 1,400만주를 주당 33달러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커코리언은 현재 GM 주식 5억6,560만주 중 5,600만주(지분 9.9%)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번 매각이 이뤄지면 남은 주식이 4,200만주로 줄어들어 4대 주주(지분 7.4%)로 떨어지게 된다. 이 발표로 GM 주식은 이날 4.66% 폭락한 주당 31.09달러에 거래가 마감됐다. 커코리안은 이날 하루에만 약 6,300만달러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커코리안의 투자회사인 ‘커코리언 트래신다’는 “GM 지분을 처분한 자금을 카지노업체인 MGM미라지 주식을 사는데 투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커코리언은 라스베이거스 3대 카지노 중 하나인 MGM미라주 주식 1,500만주를 추가로 확보해 지분을 60%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월가에서는 커코리안의 GM 주식 매각이 현 GM 경영진에 대한 실망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가 7월 릭 왜고너 GM회장에게 카를로스 곤 닛산ㆍ르노 최고경영자와의 ‘3각 연대”제휴를 제안했지만 잇단 협상 끝에 지난달 결렬된 데 따른 반작용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커코리안이 손실을 감수하고도 GM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이 GM과의 완전 결별을 의미하는 지 여부에 대해선 분석이 엇갈린다.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 존 노박은 “제휴 실패는 커코리언에게 실망이었을 것이며 이사회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며 결별설에 무게를 두는 전망을 내놓았다. AP 통신도 “커코리언이 자동차에서 카지노로 말을 갈아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 저널은 커코리언이 손해를 감수하고 GM 지분을 상당부분 매각하는 것이 현 경영진에 타격을 가하려는 ‘고사 작전’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번햄증권 관계자는 “커코리안이 GM에 ‘중국식 물고문’을 하는 것 같다”면서 “자신의 뜻대로 경영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GM에 대해 ‘위임장 전쟁’을 벌이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로 MGM 미라지 주식은 10.6% 급등한 54.21달러로 마감했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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