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주가가 연일 하락세다. 현대차는 23일 파업이 끝나고 생산을 재개했다는 ‘굿 뉴스’에도 불구하고, 전날보다 2.39% 떨어진 6만9,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의 주가가 종가기준으로 6만원 대까지 떨어진 것은 지난해 8월 29일(6만8,500원)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현대차의 주가 약세는 원화 강세로 인해 실적이 악화될 외국인들이 꾸준히 주식을 내다팔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은 17일 이후 5거래일 동안 매도 우위를 보였다. 최근에는 일본 정부가 토요타 자동차 지분을 팔기로 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토요타 주식을 사기 위해 현대차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내ㆍ외 시장에서의 경쟁심화로 인해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들어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선진국 시장에서 소형차의 판매부진을 겪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중국, 인도 등 개도국 시장에서 잇따라 설비투자에 나서면서 이들 시장에서 경쟁심화로 인한 마진 하락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맥쿼리 증권은 최근 현대차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 상회(시장 평균을 웃돎)’에서 ‘중립’으로 내리면서 “신모델 출시와 함께 이루어진 가격인상으로 품질 대비 가격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내수 시장에서도 현재 4.4% 정도인 수입차의 비중이 2010년엔 10%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안한 노사관계도 주가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23일 보고서에서 “현대차가 최근 2~3년간 해외시장에서 눈부신 성장세를 보였지만, 현재는 그 속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환율하락, 내수회복 지연 등 경영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사간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불안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대차의 최근 부진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 장기적인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신영증권 조용준 연구원은 “중국은 2007~2008년께 ‘마이카 붐’이 일며 연간 2,800만대 규모의 시장 형성이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중국에서 이미 확고한 시장지위를 점하고 있는 현대차도 장기성장의 계기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 윤태식 연구원도 “현대차의 해외시장 점유율은 2007년 이후에도 모델 라인업 확대, 중고차 가격 상승 등으로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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