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론스타에 대한 수사를 ‘마녀사냥(witch-hunt)’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선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과 악연이 많다. 그 동안 숱하게 한국 정부의 해외자본에 대한 태도를 원색적으로 비난해 왔고, 한국 정책당국자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입지를 고약하게 만들기도 했다.
지난해 FT는 ‘정신분열증적(schizophrenic)’이란 단어를 한국 정부에 들이댔다. 금융감독위원회가 경영참가 목적으로 특정 주식을 5% 이상 매입했을 경우 취득자금의 조성내역을 구체적으로 공시하도록 하는 ‘5%룰’ 개정안을 발표하자 ‘정신분열증적 태도’라고 몰아세운 것. FT는 당시 1면 머릿기사와 3면 해설기사, 사설을 통해 “경제 민족주의가 한국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2004년 11월말에는 윤증현 금감위원장이 은행들의 외국인 이사 수 제한 방침을 밝히자 “동복아 금융허브를 내세우고 있는 한국 정부가 속으로는 규제장벽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결정판은 지난해 5월 당시 박승 한국은행 총재 인터뷰 기사였다. FT는 박 총재의 “외환시장 다변화를 추진하겠다”는 요지의 발언을 대서특필했고, 이로 인해 원ㆍ달러 환율이 한동안 요동을 쳤다. 박 총재는 당시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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