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가 국민은행과 맺은 외환은행 매각계약을 조만간 파기할 것이라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론스타 존 그레이켄 회장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론스타가 그동안 검찰의 론스타 수사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지만 회장이 나서 계약파기 가능성을 직접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련기사 4면
FT는 22일 그레이켄 회장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검찰 조사로 매각 협상이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고 매각은 거의 불가능한 상태인만큼 며칠 내에 매각 철회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그레이켄 회장은 인터뷰에서 “검찰 조사가 확대되고 있고 (엘리트 쇼트 부회장과 마이클 톰슨 법률자문이사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됐다는 점에서 국민은행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계약 파기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또 “계약파기 결정은 아시아의 씨티은행을 꿈꿔왔던 국민은행에 타격이 될 것”이라며 “외환은행 계약 무산은 한국의 평판에 대해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금융가에서는 이전과 비슷한 압박용 카드라는 시각과 실제로 계약 파기를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검찰수사가 확대되면서 매각대금을 언제 받을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5월 외환은행 주식 매입하면서 씨티은행으로부터 빌린 8억5,000만 달러(약 7,715억원)의 이자로 매달 45억원 정도가 꼬박꼬박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은행 만한 매각 대상자를 구할 수 없다는 현실 때문에 계약파기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며 계약 파기를 운운한 것은 일종의 엄포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유세하다. 국민은행 측도 “아직까지 계약파기와 관련해 론스타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은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민은행의 주가는 전일보다 2.23% 오른 7만3,500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매각 계약 파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셈이다. 외환은행도 전일보다 1.18%오른 1만2,850원에 마감됐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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