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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제기기자의 씨네다이어리/ '흥행작=작품상' 공식 그대로?

입력
2006.11.22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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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반란’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19일 열린 제5회 대한민국영화대상의 ‘승자’는 작품상 등 6개 부문을 포식한 <괴물> 이었다.

1,300만명이 인정한 흥행작 <괴물> 의 완성도를 굳이 폄하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국내 여러 영화상을 통해 ‘작품상=최고흥행작’ 공식이 굳어지는 현상에 대해서는 딴지를 걸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각종 영화상은 흥행작들의 독무대였다. 7월에 열린 제43회 대종상 작품상은 <왕의 남자> 가 거머쥐었다. 시상식 당시 한국영화 최대 흥행작이었다. 지난해 대한민국영화대상 작품상은 그 해 흥행 1위작인 <웰컴 투 동막골> 의 차지였다. <웰컴 투 동막골> 개봉 전에 열린 지난해 대종상 작품상은 <말아톤> 이 가져갔다. 당시까지 역시 흥행 1위였다.

모두 작품성을 인정 받은 영화라지만 흥행을 등에 업은 인기투표 같은 수상작 선정 과정을 보면 수상 트로피의 빛이 바랜다.

대한민국영화대상과 대종상은 각각 500명, 1,000명의 일반인 심사위원이 참여한다. 이들은 평론가 등으로 구성된 전문심사위원과 함께 각 부문 수상작을 결정한다. 두 영화상은 전문심사위원의 표에 가중치를 부여한다. 청룡영화상은 후보작 선정 때 네티즌의 온라인 투표 결과를 반영한다. 투명성과 대중성 확보를 위해 도입한 제도들로 취지는 크게 나무랄 데가 없다.

문제는 일반인 심사위원들이 조명, 음향 등이 포함된 각 부문의 옥석을 가릴 수 있을 만큼 전문성을 지녔냐는 점이다. 후보작들을 모두 관람하고 표를 던지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 이런 환경에서 무명의 수작이 상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

오스카 수상작들은 미국 영화예술아카데미협회원 5,800여명의 손에 의해 좌우된다. 회원 가입도 어렵지만 심사과정은 더 까다롭다. 일례로 후보작 선정 때 감독은 감독상 부문 투표만 할 수 있다. 전문성이 높은 만큼 관객이 놓친 영화가 재발견돼 극장서 부활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올해 작품상 수상작 <크래시> 가 대표적인 예다.

흔히 국내에는 ‘최고 권위’라는 수식어를 붙일 영화상이 없다고 말한다. 요즘처럼 흥행결과와 별 차이 없는 작품상 수상 행렬이 이어진다면 오스카나 프랑스의 세자르상 같은 영화상의 등장은 요원하기만 하다.

라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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