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사기 348억 '꿀꺽'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된 것처럼 꾸민 후 금융기관으로부터 300억원 대의 대출금을 받아 챙긴 전문대출사기단이 검찰에 적발됐다.

인천지검 특수부(부장 김오수)는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된 것처럼 꾸미고 감정평가서를 위조하는 수법으로 아파트 200여가구를 담보로 금융기관에게서 348억원 대의 대출금을 받아 챙긴 분양브로커 김모(36)씨와 모 건축회사 대표 황모(46)씨 등 16명을 사기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분양브로커 이모(41)씨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하고 감정평가사 등 58명에 대해 조사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서울과 인천, 경기지역 미분양 아파트를 실제 분양가의 1.5~2배의 가격에 분양된 것처럼 분양계약서를 작성한 뒤 감정평가업체로부터 허위 감정평가서를 발급받아 은행과 신용카드 회사로부터 348억여원의 보금자리론을 대출받은 혐의다. 보금자리론은 무주택자 등의 주택마련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 대출이다.

검찰 조사 결과, 김씨 등은 먼저 수도권 지역 미분양아파트를 물색하고 건축주에게 분양가의 80% 가격에 사들이겠다고 접근한 뒤 모집책들에게 1,500만원씩 주고 아파트 구입자 명의를 빌려줄 사람들을 소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 부동산 중개업자들인 모집책은 김씨 등으로부터 200만원에서 700만원의 명의 대여비를 받았다.

송원영 기자 wys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