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저출산과 고령화 속도가 불과 1년 전 예상치 보다도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끝내 5,000만 명을 넘지 못한 채 2018년을 정점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예상(2020년 정점)보다 2년 앞당겨진 것이다. 한국경제의 활력 저하, 무기력증이 본격적으로 발병(發病)할 날도 그만큼 당겨졌다는 얘기이다.
무엇보다 자녀를 적게 낳고 있고, 앞으로도 적게 낳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05년 총출생아수(43만8,000명)는 35년 전인 1970년(100만 명)의 절반이다. 앞으로 45년 후인 2050년(22만6,000명)이 되면 출생아수는 다시 지금의 절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통계청은 지난해 예측한 2050년까지의 출산율을 더 낮춰 잡았다. 통계청도 이 정도로 자녀를 적게 낳을지 미쳐 몰랐던 셈이다.
인구 감소 중에서도 국력을 갉아먹는 가장 큰 요인은 일할 의지와 능력이 충만한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급감이다.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3,619만 명)에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한다. 생산성이 가장 높은 25~49세 인구는 불과 2007년(2,066만 명)을 피크로 줄어든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노동투입의 감소를 불러오고, 생산성의 저하를 초래한다. 일하는 사람도, 일하는 효율도 줄어들면 성장잠재력도 동력을 잃게 된다.
1년 앞을 예상할 수 없을 만큼 빠른 고령화는 개개인의 삶도 전광석화처럼 바꿔놓을 태세이다. 40줄을 한참 넘겨도 여전히 젊은 축으로 분류되고, 이들의 어깨는 갈수록 무거워질 전망이다. 우리나라 국민을 일렬로 세워놓았을 때 딱 한가운데 나이인 ‘중위연령’은 2005년 현재 34.8세. 그러나 2020년에는 43.8세가 되고, 2030년에는 49세로 높아진다. 25년 정도 지나면 쉰 살이 되더라도,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과 마주칠 확률이 나이가 더 적은 사람과 마주칠 확률과 같다는 얘기이다. 통계나이는 늘어나도 체감나이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느끼는 체감생활은 더 고달파질 것으로 보인다. 2027년 총부양비(15~64세 인구 대비 나머지 인구)가 50%가 된다. 20년 후에는 일할 능력이 되는 생산가능인구 2명이 노인과 청소년 1명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얘기이다. 그만큼 세금도 많이 내야 하고, 연금보험료 압박도 심해질 수밖에 없다.
그나마 대학에 진학할 인구가 감소하면서 대입전쟁이 완화하고, 여자인구가 늘어나면서 짝 못 구할 남자가 줄어 들 수 있다는 게 위안이다. 대학 입학 연령인 18세 인구는 2011년(69만1,000명)을 정점으로 감소하다 2021년부터는 40만 명대로 줄어든다. 또 2005년 현재 여자 100명당 남자 수는 101명으로 남자가 더 많지만, 2022년(99.9명)을 기점으로 여자가 더 많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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