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경기 막상막하의 경기를 계속 치러왔으니 누가 이길 지는 해봐야 안다.”(페더러)
“부담은 없겠지만 페더러와의 경기인 만큼 열심히 할 각오는 돼 있다.”(나달)
21일 오후 6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현대카드 슈퍼매치Ⅲ’의 일환으로 올 시즌 최후의 라이벌전을 벌이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1위ㆍ스위스)와 ‘왼손 천재’ 라파엘 나달(2위ㆍ스페인)은 20일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 컨벤션홀에서 입국 기자회견을 가졌다. “나달은 왼손 잡이 중 최고다”, “페더러는 역사상으로도 최고일 것”라고 서로를 추켜세운 둘은 “멋진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올 시즌 3개의 메이저대회를 독식하는 등 92승5패의 놀라운 성적을 기록한 페더러는 내년 2월이면 지미 코너스가 세운 역대 최장 기간 세계 1위 기록(160주)도 깨뜨릴 것으로 기대되는 당대 최고의 선수. 뛰어난 서비스와 리턴, 발리와 베이스 라인을 아우르는 테크니션이다.
그런 페더러에게도 ‘천적’이 있으니 바로 나달이다. 나달은 올 시즌 페더러가 당한 5패 중 4패를 떠안기는 등 맞대결에서 6승3패로 압도했다. 기술은 페더러에 비해 떨어지지만 빠른 발과 운동량을 바탕으로 랠리에 강한 베이스라이너다. 공의 스피드가 비교적 느린 클레이코트에서 나달이 우위를 갖는 이유다. 프랑스오픈 무관에 그친 페더러는 “클레이코트에서도 내 성적은 나쁘진 않았다. 아무래도 나달 같이 훌륭한 선수가 있기 때문에 힘든 것 같다”며 은근히 라이벌 의식도 드러냈다.
나달에게는 설욕전의 의미가 있다. 올 시즌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서 페더러와 ‘장군멍군’을 불렀던 나달은 US오픈 8강에서 복병 미하일 유즈니(러시아)에게 져 팬들의 기대를 져버리더니 최근 시즌 왕중왕을 가리는 상하이 마스터스컵 4강에서는 페더러에 내리 2세트를 내주며 무너졌었다.
다른 테니스 스타일 만큼이나 상반된 패션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페더러는 하얀 셔츠, 푸른색 조끼에 검은색 자켓을 덧입은 세미 정장 차림인 반면, 나달은 회색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나서 묘한 대조를 이뤘다.
둘은 21일 일전에 앞서 2시30분부터 잠실실내체육관에서 1시간 동안 유소년 테니스 선수 20명을 대상으로 원포인트 클리닉 행사도 갖는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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