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암살에 대해서는 음모론이 과연 진실이냐고 묻기보다는 그 음모의 배후가 누구냐고 묻는 것이 표준 절차가 되었다.” <미궁에 빠진 세계사의 100대 음모론> 의 저자인 데이비드 사우스웰의 지적처럼, 케네디 암살 사건은 4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갖가지 음모론을 낳으며 영화와 다큐멘터리 등의 단골 소재가 되고 있다. 미궁에>
EBS가 케네디 암살 43주기인 22일 밤 11시50분에 방송하는 <케네디와 카스트로, 그 운명의 승부> (원제 Rendezvous with Death)는 또 하나의 거대한 음모론을 보탠다. 케네디와>
독일 출신의 다큐멘터리 감독 빌프리트 휘스만이 지목한 암살의 배후는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 카스트로가 이끄는 쿠바의 사회주의 혁명이 성공하자 미국이 쿠바 망명자들을 부추겨 피그스만 공격을 감행하는 등 양국 갈등은 전쟁 직전까지 치달았다. 이 과정에서 미 중앙정보국(CIA)은 카스트로의 정적인 롤란도 쿠벨라에게 카스트로 암살을 사주했고, 보복 기회를 노리던 쿠바 정보국이 공산주의에 경도된 반체제주의자 오스왈드에게 총을 쥐어줘 케네디를 암살하도록 했다는 주장이다.
휘스만은 차기 대통령인 린든 존슨도 카스트로가 케네디를 죽였다고 확신했지만,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을 막기 위해 사건을 서둘러 봉합했다고 주장한다. 휘스만은 당시 ‘비밀전쟁’을 수행한 알렉산더 헤이그 전 국무장관의 증언을 그 증거로 제시한다. “당시 회의에서 오스왈드가 쿠바에 다녀왔다는 보고를 올렸다. 그랬더니 내 앞으로 메시지가 왔다. ‘이 보고는 없었다. 당신은 아무 것도 못 본 거다’라는.” 이 다큐멘터리는 이어 “오스왈드가 케네디를 죽이겠다고 자원했다”는 전 쿠바 정보국 요원의 인터뷰를 비롯해 미 연방수사국(FBI) 등 당시 사건에 근접해 있던 다양한 인물들의 증언을 토대로 ‘카스트로 배후설’을 제기한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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