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탐구영역 선택과목에 따라 표준점수 격차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는 가채점 결과가 나왔다. 선택과목을 둘러 싼 유ㆍ불리 논쟁과 ‘이번 수능도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온라인 입시교육업체인 메가스터디는 19일 자사 온라인 채점 서비스를 이용한 수능 응시자 9만7,558명(전체 응시자의 약 16%)의 원점수 득점 결과를 분석한 결과, “과학 탐구영역에서 물리Ⅱ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84점이나 되는 반면, 지구과학Ⅰ은 67점에 그쳐 차이가 무려 17점이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다시 말해 똑같은 원점수 만점자(또는 원점수 최고 득점자)라도 지구과학Ⅰ에 응시한 학생은 물리Ⅱ 응시생보다 표준점수에서 17점이 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탐구영역에서도 윤리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80점인 반면, 법과 사회는 66점으로 차이가 14점이었다. 실제 대입 전형 시 사용하는 자료는 표준점수이며, 원점수(맞은 문제를 배점대로 단순 합산한 점수)는 성적표에도 나오지 않는 등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일선 학교와 입시학원가에 따르면 이번 수능에선 언어 외국어 수리영역에서 원점수 만점자가 종종 있는 반면,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에선 원점수 만점자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시험 직후 물리 과목이 매우 어려웠다는 학생이 많아 ‘물리ⅠㆍⅡ 표준점수가 올라갈 것’이라는 예측이 조심스럽게 일었다. 난도(難度)가 높을수록 표준점수는 올라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발표는 말 그대로 가채점 결과를 반영한 것이며 다음달 13일 발표하는 실제 성적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원점수를 부풀린 수험생도 있을 수 있으므로 진학을 위한 참고자료 정도로만 이용하는 것이 좋다. 메가스터디 손주은 대표는 “서강대 성균관대 등 일부 대학들은 과목 선택에 따른 유ㆍ불리를 감안해 백분위 등을 활용, 점수를 보정해서 활용하고 있으니 수험생들은 이를 잘 따져 지원전략을 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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