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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라크 현 병력 유지

입력
2006.11.19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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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17일 이라크 주둔 미군 5만7,500명을 순환 배치하는 형식으로 현 병력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중간선거에서 상ㆍ하 양원 다수당이 된 민주당의 이라크 주둔 미군 단계 철군 주장을 일축하는 것이어서 정치 쟁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지명자의 의회 인준 때까지 잔무를 수행중인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이날 미 본토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워싱턴, 캔사스주와 이탈리아에 주둔 중인 미군 등 모두 2만명을 이라크에 파병하는 명령서에 서명했다. 이미 1만명의 예비군과 2만7,000명의 미군은 새로 이라크에 파병키로 예정돼 있다.

브라이언 휘트먼 국방부 대변인은 “새로 파견되는 병력은 임무가 끝난 이라크 주둔 미군을 대신해 이라크 평화유지 임무를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에 대한 국민 지지도는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AP통신과 입소스(Ipsos)가 중간선거 직후 실시한 최신 여론조사 결과,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을 지지하는 사람은 31%에 그쳤다. 지금까지 여론조사에서 최저기록은 6월과 8월의 33%였다. 부시 대통령 첫 당선과 2004년 재선 성공의 원동력이었던 보수파와 공화당원의 지지 철회가 특히 두드러졌다.

이라크 정책에 대한 이런 낮은 지지는 공화당원인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과 민주당 리 해밀턴 전 하원의원이 이끄는 이라크연구그룹(ISG)이 내놓을 보고서에 대한 높은 기대를 보여주는 것이다. 보고서는 미국의 이라크 출구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주둔 미군 사망자 수가 2,865명이나 되는 가운데 이라크에서는 종파간 폭력사태가 줄지 않고 있다. 하원 군사위원회 위원장 유력 후보인 민주당 아이크 스켈턴 의원은 “ISG는 백악관이 체면을 살리면서 이라크 개입 종식을 시작할 수 있는 조치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비용으로 내년에 1,270억달러를 추가로 의회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차기 상원 예산위원장인 민주당 켄트 콘라드 상원의원이 17일 밝혔다.

미 하원은 10월 집행이 시작된 2007 회계연도 국방예산으로 4,476억달러를 9월 말 미리 승인했는데 이 중 700억달러는 이라크와 아프간 군사작전용이다. 내년에 이라크와 아프간전에 700억달러가 투입되면 9ㆍ11테러 후 외국에서의 ‘테러와의 전쟁’에 들어간 비용은 5,000억달러 이상으로 늘어나며 이 중 3분의 2는 이라크전에서 사용됐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의회가 1,270억~1,600억달러의 추가경정예산을 승인하면 ‘테러와의 전쟁’에 들어간 돈은 인플레를 감안해도 5,000억달러 정도였던 베트남전 전체 비용보다 많아진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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