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아내를 살인한 혐의로 세기적인 재판을 받았던 미국프로풋볼(NFL) 수퍼스타 출신의 O J 심슨(59)이 자서전 출간을 앞두고 세간을 다시 한번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심슨은 30일 출간 예정인 자서전 <만약 내가 그랬다면(if i did it)> 에서 전처인 니콜 브라운 살해 사건을 가정법으로 묘사할 예정이다. 가정법이긴 하지만 살해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은 후 11년 만에 당시 사건을 실제로 자신이 저지른 것처럼 암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만약>
심슨은 1994년 6월 전처와 전처의 남자친구 론 골드먼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지만 수억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변호인단을 구성, 흑백 인종차별로 논란을 몰아가 1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자서전 출판을 맡은 주디스 리건은 “책의 내용은 모두 가정적 상황을 전제로 했다”고 강조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무죄 판결을 받아 자유로워진 심슨이 이제 와서 ‘진실 고백’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서전 제목이 ‘만약 내가 아내를 살해했다면’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 폭스 TV는 27, 29일 책 내용과 관련한 심슨과의 인터뷰를 여과없이 방영하기로 해 논란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살인사건의 상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인터뷰와 자서전이 나오는 것에 대해 피해자 가족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니콜 브라운의 언니 데니스 브라운은 “책을 출판한 리건이 살인사건을 오도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론 골드만의 아버지 프레드 골드만도 “자서전은 가족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될 것”이라며 심슨 측을 압박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브라운 가족들이 낸 민사소송에서 패소해 3,300만달러를 잃은 심슨이 죽은 아내를 팔아 돈을 벌려 한다는 의심도 하고 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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