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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펠로시 '첫출발 삐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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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펠로시 '첫출발 삐끗'

입력
2006.11.17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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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민주당의 하원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의원이 16일 당내에서 만장일치로 하원의장 후보에 공식 추대됐다. 미 의회사상 첫 여성 하원의장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펠로시 대표는 내년 1월 민주당이 다수를 장악하고 있는 하원 전체회의에서의 선출절차를 거쳐 정식으로 의장에 취임하게 된다.

펠로시 대표는 그러나 이날 함께 실시된 후임 원내대표 경선에서 자신이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존 머서(펜실베이니아) 의원이 스테니 호이어(메릴랜드) 의원에게 패배함으로써 지도력에 상당한 상처를 입게 됐다. 호이어 의원은 149대 86 이라는 압도적 표차로 머서 의원을 눌렀기 때문에 펠로시 대표의 ‘불안한 출발’은 더욱 부각될 수 밖에 없다.

펠로시 대표는 2001년 원내대표 경선에서 호이어 의원과 경합할 당시 자신에게 충성심을 보여줬던 머서 의원에게 12일 서한을 보내 지지를 표명했으나 ‘시작부터 당권경쟁에 치우쳐 당대 단합을 해친다’는 동료 의원들의 반감을 뛰어넘지 못했다. 펠로시 대표는 그러나 호이어 의원 선출 직후 “당내에 논란이 있고 견해차도 있었으나 이제 그것은 끝났다”면서 “이제 (경선 후유증을) 치유하도록 하자”며 당내 결속을 호소했다.

펠로시 대표는 또 이라크 주둔 미군을 즉각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온 머서 의원의 패배에도 불구, “나는 우리 당이 직면한 가장 큰 윤리적 도전은 이라크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이라크전 정책 수정에 최고의 우선순위를 둘 것임을 거듭 분명히 했다.

펠로시 대표의 당내 장악력과 관련, 단기적으로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상당수 민주당 의원들이 “호이어 의원을 선택한 것이지 펠로시 대표를 거부한 것이 아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 근거다.

또 당내에서는 “자유주의자로서의 평판을 갖고 있는 펠로시 의원과 온건 중도 성향을 보여온 호이어 의원은 보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바람직한 조합”,“민주당의 다양성이 펠로시 대표를 잘못된 판단에서 구해낸 것”이라는 등의 얘기도 나오고 있다. 경선에서 패배한 머서 의원측이 “지지를 약속했던 의원들로부터 배신당했다”며 “그들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 이것이 또 다른 당내 갈등의 씨앗이 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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