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시청률 조사기관인 TNS미디어코리아가 매일 발표하는 시청률 일보(日報)를 조작한 의혹이 있다고 SBS가 보도했다. TNS측은 이 보도가 사실무근이라며 SBS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SBS는 16일 <8뉴스>에서 전 TNS 직원이 내부문건이라고 밝힌 ‘일보점검결과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TNS가 2003년 10월부터 2005년 1월까지 발표한 시청률 가운데 600여건이 인위적으로 고쳐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03년 11월14일 A 방송사의 뉴스 시청률이 30.6%에서 25.9%로 조정됐는데, 이유를 기재한 비고란에는 ‘상대 방송사에서 민감하게 반응해 일보 수치를 조정했다’고 적혀 있다. 또 2004년 2월9일에는 A와 B 방송사의 뉴스 시청률을 맞바꿨는데 평소 시청률이 더 높았던 방송사쪽이 낮게 나와 수정한 것으로 설명돼있다고 SBS는 전했다.
이에 대해 TNS 관계자는 “방송사 등에 제공하는 일보 작성 과정에서 작업자의 실수로 일부 시청률이 잘못 기재돼 정정한 적은 있지만 조작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근무태만 등으로 해고된 전 직원이 허위 제보를 한 것으로 안다”면서 “터무니없는 보도를 한 SBS에 대해 법적 수단 등을 동원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청률 조사자료는 연간 2,900억원(2005년 기준) 규모인 방송광고를 집행하는데 핵심적인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어 SBS 보도의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청률 조사기관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와 TNS미디어코리아 2곳으로, 현재 지상파 3사 중 KBS와 MBC는 TNS 조사결과를 주자료로, AGB 수치를 부자료로 활용하고 있고 SBS는 AGB와만 자료공급 계약을 맺었다.
시청률 조사는 패널로 선정된 가구의 TV 수상기에 설치된 ‘피플미터’ 기기를 통해 이뤄진다. 조사 지역과 패널 규모는 AGB가 서울과 수도권, 부산, 대구 등 전국 11개 지역 2,050가구, TNS는 서울, 수도권, 부산, 광주, 대구, 대전 등 6개 지역 2,000가구다. 조사 방법과 표본 패널 수에 큰 차이가 없는데도 같은 프로그램에 대한 두 회사의 시청률 수치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아 조사의 객관성, 공정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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