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치러진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대부분 영역이 쉬웠으나 자연계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수리 ‘가’형은 어렵게 출제됐다. 이에 따라 의대 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수리 ‘가’형 점수가 대입 당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사(사회탐구)와 물리I(과학탐구) 등 탐구 영역 일부 선택과목도 어려웠다. 그러나 전체적인 수능 평균점수(원점수 기준)는 지난해에 비해 다소 올라갈 전망이다.
또 EBS 수능 방송 및 인터넷 강의 내용 반영률이 영역에 따라 최고 80%를 넘어 올해에도 ‘EBS 수능 효과’가 재연됐다.
안태인(서울대 생명공학부 교수) 수능 출제위원장은 이날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언어영역은 지난해 수능에 비해 다소 어렵게 냈고 탐구영역은 쉽게 내 전체적인 난이도는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올해 수능은 전반적으로 9월 모의수능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며 “언어와 외국어 영역은 범교과적 소재를 바탕으로, 나머지 영역은 개별 교과 특성을 반영한 사고력 중심 평가를 지향했다”고 덧붙였다.
입시기관에서도 올해 수능이 “매우 평이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이사는 “수리 ‘가’형을 제외한 다른 영역에서는 풀기 어려운 문제를 찾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측은 언어영역이 지난해보다 어려웠다고 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시간이 남아돌 정도로 쉬웠다”고 설명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이사는 “최상위권이나 상위권 수험생들에게는 수리 ‘가’형이 당락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능이 너무 평이하게 출제됨으로써 변별력 확보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사립대 입학처장은 “수능이 쉬우면 상위권에서 만점자가 무더기로 나와 대입 전형 때 변별력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능 출제 및 채점기관인 평가원은 내달 13일 수능 성적을 개인별로 통지하고, 이후 2007학년도 대입전형이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한편 올해 수능에서는 모두 36명의 부정행위자가 적발돼 시험성적이 무효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반입 금지 물품인 휴대전화를 소지한 경우가 26명으로 가장 많았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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