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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대교에 자살방지용 CCTV 첫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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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대교에 자살방지용 CCTV 첫 설치

입력
2006.11.16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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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마포대교에서 1개월 동안 농성할 때 안마사 4명을 포함해 모두 9명이 다리 밑으로 투신했다. 경찰은 안마사 농성에 대비, 이 기간 내내 24시간 감시체제를 가동했지만 한 명은 구조에 실패했다.

이 시민의 경우 떨어지는 것조차 발견하지 못했고 택시기사 신고로 뒤늦게 출동했지만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경찰은 “당시 폐쇄회로(CC)TV만 설치돼 있었다면 구조는 가능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최근 3년 동안 한강에서 건져 올린 변사자 및 구조자는 1,252여명에 이른다. 올해도 10월까지 136명을 구조하고 변시체 215구를 인양했다. 하루에 한 명 꼴로 시체를 건지거나 구조를 하고 있는 셈이다.

구조된 사람들은 한강다리에서 투신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구조 방법은 매우 원시적이었다. 다리 입구 검문소를 지키는 의경들과 택시기사 등이 의심이 되는 사람을 발견하면 쫓아가서 잡았다. 투신이 빈번한 여름에는 의경들이 24시간 순찰을 하면서 예방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망원경이 동원되기도 하지만 투신자를 구하기엔 역부족이다.

고민 끝에 경찰은 서울시의 협조를 받아 한강 다리에 처음으로 자살 방지용 CCTV를 설치했다. 지난달 25일 서울시는 마포대교 중앙 양쪽 교각에 설치된 CCTV 2대를 가동시켰다. 가로등 모양의 기둥 꼭대기에서 360도 회전하면서 다리 위를 감시할 수 있도록 했다. 모니터링은 인근 검문소에서 한다. 동작 반포 한강 동호 잠실대교에도 CCTV가 설치돼 있지만 군 시설 감시용이다.

마포대교에 CCTV가 가장 먼저 설치된 이유는 다리가 국회로 통하는 길목에 있어 ‘투신 시위’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위자들이 다른 곳에서 집회를 하다가도 국회의원에게 자신들의 요구를 확실히 보여주고 싶으면 마포대교로 몰려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포대교는 투신자들의 자주 애용하는 장소다. 올해 8월까지 한강 교량에서 투신했다 구조된 사람들은 모두 49명인데 마포대교가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한강다리에서의 투신과 고공 시위를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CCTV가 확대 설치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찰도 교량 순찰에 동원되는 경찰 인력을 민생 범죄 해결에 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 환영하고 있다. 이금형(47) 마포경찰서장은 “과속이나 주차단속 등 돈 되는 곳에만 CCTV를 설치하지 말고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장소에도 시설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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