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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제대로 알고 씁시다] <18> 백혈병 약과 탈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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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제대로 알고 씁시다] <18> 백혈병 약과 탈모

입력
2006.11.16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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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급성 백혈병에 걸려 치료를 받을 경우 고작 10% 정도만 생존했지만 최근엔 기술과 신약의 발전으로 완치율이 30~40%에 달하고 있다. 특히, 예후(豫後)가 좋은 급성 백혈병은 형제간이나 타인 이식을 하지 않고도 화학요법만으로 70~90%까지 완치 되고 있을 정도다. 화학요법을 받을 때면 환자 대부분이 “약물치료(화학요법) 이후에도 계속 대머리로 지내나요”라는 질문을 한다. 사람에게 모발은 생명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태양 광선으로부터 두피를 보호하고 눈썹이나 속눈썹은 햇빛이나 땀방울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등 역할이 만만치 않다.

모발은 주기적으로 생장기(生長期ㆍAnagen), 퇴행기(退行期ㆍCatagen), 휴지기(休止期ㆍTelogen)를 반복하는데 성인 두피의 모발 생장기는 약 3년, 퇴행기는 3주, 휴지기는 약 3개월이다. 임의로 어떤 시기에 모발을 조사해 보면 모발의 84%는 생장기, 2%는 퇴행기, 14%는 휴지기에 있으며 두피의 모발이 자라는 속도는 하루에 0.4mm 정도이다. 모발 주기를 결정하는 생리적 요소는 확실치 않으나 영양결핍, 심한 스트레스(수술, 감염, 외상), 호르몬의 변화(갑상선 질환, 임신) 등은 모발이 생장을 멈추고 일찍 휴지기로 들어가도록 유발하기도 한다.

백혈병 치료 중 화학요법에 의해 생기는 탈모증은 소위 ‘생장기 탈모증’이라고 하는데 보통 약물로 인해 세포분열 억제라는 세포독성자극이 가해질 때 일어난다. 이로 인해 모간이 심하게 가늘어지고 두피 표면에서 부러지거나 또는 피부내부의 모근 단계에서 분리돼 빠져 나와 탈모가 급속히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화학요법 시행 후 1주내지 2주 후부터 두피 전체에서 심한 탈모가 발생한다. 세포분열을 하지 않고 있는 휴지기 모낭은 약물의 침범을 받지 않기 때문에 두피 모발의 약 10% 정도는 빠지지 않고 그대로 유지된다. 그러나 원인 약물 투여를 중단하면 수 주일 이내에 모낭이 회복되므로 예후는 양호한 편이다.

화학요법 시행 중 두부에 압박붕대를 하면 탈모예방의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삭발을 화학요법 전에 미리 하고 백혈병 치료에 임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며, 두건이나 모자 또는 가발을 준비해두는 것도 좋다.

끝까지 머리를 깎지 않고 버티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지속적으로 많은 양의 모발이 침대 위에 빠져서 지저분하게 쌓여있는 것을 보면 괜히 우울해지기 쉽고 몸도 불편하기 때문에 요법시행 전 머리를 깎는 게 통례이다. 물론, 개인차가 있지만 화학요법이 끝난 후 수개월(3~6개월)이 지나면서 대부분 원상 복귀하게 되며 간혹 치료 전보다 두꺼운 모발이 새롭게 나와 더 좋아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화골수이식센터소장 성주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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