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과학계를 대표하는 국가과학자 1호로 이화여대 이서구(분자생명과학부·63)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희섭(56) 신경과학센터장이 선정됐다고 15일 과학기술부가 발표했다. 지난해 1호 최고과학자로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가 선정됐다가 논문 조작 파동 후 최고과학자제도 자체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자 과기부는 명칭을 국가과학자로 바꾸고 연구비 지원기간을 늘렸다. 두 국가과학자들에게는 연 15억원씩 6년간 각 90억원의 연구비가 지원된다.
신 센터장은 자기 식대로 연구하는 뚝심 있는 과학자다. 5년 전 대학(포스텍) 교수에서 연구원(KIST)으로 자리를 옮겨 화제를 모았고, 지난해에는 뇌 기능을 유전자-세포-행동수준에서 통합적으로 연구하는 신개념의 신경과학센터를 설립했다. 그는 “세계 톱 신경연구센터를 만들고 싶다는 꿈이 이번 지원으로 실현 가능케 됐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 연구의 발판은 1만마리의 실험용 쥐다. 최첨단 항균시설에서 쥐들을 먹여 살리는 데만 연 3억원의 재정과, 5명의 전담 인력이 필요하다. 유전자 조작 쥐 연구로 생체 시계 작동 유전자(PLCβ4), 통증억제 유전자(T-타입칼슘채널) 등을 규명,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등에 논문을 발표해 왔다. 최근에는 각성-수면을 관장하는 뇌 기능에 골몰하고 있으며, 공격성 관련 유전자는 곧 논문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뉴로사이언스> 네이처>
평소 “고통이 뇌 기능의 단편임을 자각한다면 고통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해 온 신 센터장은 최근 단학선원의 창시자인 이승헌 원장과의 대담집 <뇌를 알면 행복이 보인다> 를 출간하기도 했다. 뇌를>
이 교수는 우리나라에 활성산소 연구 붐을 일으킨 과학자다. 32년간 미 국립보건원(NIH)에서 재직하며 미국 국적을 갖고 있다. 1998년부터 이화여대에 연구소를 열어 양국의 협력을 매개해 왔고 지난해 이화여대에 정착했다. 이 교수는 “90억원이라는 연구비는 미국에서도 매우 큰 돈”이라며 “최근 이화여대에 활성산소를 연구하는 교수들이 많이 생겼는데 이들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이 분야의 치어리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활성산소의 양을 조절하는 효소인 퍼옥시레독신(Prx)을 발견, 필요에 의해 활성산소를 만들기도 한다는 점을 규명했다. 활성산소가 암 관절염 뇌질환 등 질병을 일으키는 나쁜 물질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전혀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것이다. 이 교수는 “비타민 셀레늄 등 항산화제를 아무리 많이 먹어도 활성산소의 종류를 구분하지 못하면 소용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2003년 <사이언스> , 2005년 <네이처> 에 논문을 발표하는 등 지금까지 271편을 발표, 2,600여회 인용됐다. 1995년 호암상, 2005년 미국 활성산소생물의학회(SFRBM)가 주는 ‘디스커버리상’을 받았다. 노벨상 후보로 간간이 거론되는 그는 이에 대해선 “민망하다. 열심히 하면 언젠가 상을 탈 수도 있겠지만 더 잘하는 분이 많다”고 말했다. 네이처> 사이언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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