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생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성균관대가 최근 재학생 1,614명에게 이런 궁금증을 물었다. 가장 많은 대답은 취업특강도, 집중 직무능력 향상 프로그램도, 개별 상담프로그램도 아닌 ‘대기업 및 외국계 기업 모의면접’이었다. 전체의 23.4%가 모의면접을 원해 단연 으뜸이었다. 그만큼 각 대학의 취업 준비 프로그램이 부실하다는 얘기도 된다.
한국일보사가 국내 언론 중 처음 선보이는 ‘2006학년도 취업대비 전국 대학생 모의 영어 인터뷰’는 입사 면접의 핵심으로 떠오른 영어 인터뷰를 실전 테스트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 보통 시간당 많게는 10만원은 내야 가능한 사설학원 일대일 영어 인터뷰 연습을 무료로 취업 준비생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취업을 실질적으로 돕자는 취지다.
최근 몇 년 사이 취업 준비생은 ‘영어 인터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외국계 기업은 물론 삼성ㆍLG그룹 등 상당수 대기업들이 입사 시험 때 영어 인터뷰를 보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 임원은 “영어 인터뷰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입사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일대일 영어 전문학원으로 7년여동안 취업면접 노하우를 축적해온 잉글리쉬채널 이건용 대표는 “면접관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한 뒤 자신의 주장을 적절히 섞을 줄 아는 실력을 발휘해야 합격의 영광을 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26일 하룻동안 서울대 체육관에서 기업체 인터뷰와 비슷한 형태로 이뤄질 취업대비 모의 영어 인터뷰 행사장을 미리 가본다.
어떻게 진행되나
1,000명의 취업 준비생이 참여하는 이번 모의 영어 인터뷰에는 총 40명의 강사들이 동원된다. 모두 인터뷰 전문 강사들이다. 20명은 석사학위 이상의 미국 캐나다 등 원어민 강사다. 나머지 20명은 영어와 한국어를 모두 구사하는 이른바 ‘바이링귀얼’(이중언어 구사자)로, 모두 외국에서 대학을 나온 교포이거나 유학생 출신이다. 이들 강사는 길게는 10년, 짧게는 3년 이상 취업 준비생을 대상으로 영어 인터뷰를 해온 베테랑이다.
서울대 체육관에는 총 20개의 인터뷰용 부스가 설치된다. 부스당 2명의 원어민ㆍ바이링귀얼 강사가 나서 3명을 인터뷰한다. 지원자 1명 당 인터뷰 시간은 25분이다.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내용을 묻는 일반 인터뷰와 전공 관련 내용을 점검하는 심화 인터뷰를 각각 10분씩 진행한다. 나머지 5분은 마무리 시간이다. 이 후 강사는 인터뷰 학생에 대한 평가서를 작성한다. 문법 발음 표현력 등으로 나눠 일종의 점수를 매긴 뒤 보완해야 할 사안을 기재한다. 이 평가서는 참가 학생의 이메일로 통보된다.
모의 영어 인터뷰는 ‘일방통행’으로만 진행되지는 않는다. 인터뷰 후 용어 사용 및 표현의 적절성 여부, 발음 등 궁금한 사항을 강사에게 질문하면 친절한 대답을 얻을 수 있다. 한양대 4년 이영수(26)씨는 “영어 인터뷰 실전 연습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는데 좋은 기회가 온 것 같다”며 “단점을 짧은 시간에 보완하는 소중한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어토론도 주목
인터뷰가 끝나면 유익한 영어토론이 기다린다. 일부 기업에서는 개별 인터뷰 후 집단 토론을 유도하는 곳도 있어 ‘분위기’를 익히는 데에도 그만이다. 단 영어토론이 가능할 정도의 실력을 갖춘 경우에 한정한다. 참가 인원은 140명으로 예정돼 있다.
참가자 중 5명씩 조를 짜 한가지 주제를 놓고 영어토론을 벌인다. 1명의 원어민 강사가 전담 배치돼 토론 내용을 듣고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는 등 도우미 역할을 한다. 토론 시간은 총 50분이 배정됐다. 준비 5분, 토론 10분, 발표자료 작성 5분, 연습 5분, 발표 20분, 피드백 5분이다.
인터뷰와 토론이 모두 끝났다고 그냥 돌아가면 후회하는 게 이번 행사다. 처음 접하는 영어 인터뷰에 대한 부족함을 메우거나 취업 준비에 쌓인 스트레스를 날리고 싶다면 현장에 설치될 ‘잉글리쉬 카페’를 들르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될 잉글리쉬 카페에서는 원어민 강사나 바이링귀얼 강사와 함께 영어퀴즈 놀이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2개의 테이블에 4명씩 앉아 커피나 차를 마시면서 자유로운 대화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시간은 테이블 당 50분. 모두 20개의 영어퀴즈가 준비돼 있으며, 단어 놀이와 역할 놀이를 즐길 수 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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