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들이 집에 찾아와 식사를 한 뒤 커피를 대접하려고 커피병을 뜯었다. 그런데 색이 좀 하얗게 변해 있는 것이 아닌가. 유통기한을 살펴보니 2008년이었다. 구입한 시기를 생각해보니 지난해 말 정도 된 것 같은데 개봉하지도 않은 커피가 변했다는 생각에 교환이 될 것 같아 구입처인 이마트를 찾았다.
하지만 담당자는 영수증이 있어야 교환이 가능하다며, 또 개봉시기도 오늘이라는 것을 어떻게 믿느냐고 반문하는 것이 아닌가. 구입한지 1년 가까이 됐는데 영수증이 있겠느냐고, 또 오늘 뜯었으니 내용물이 가득 차 있지 않겠느냐고 하자 담당자는 내용물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제 생각에는 그냥 먹어도 될 것 같은데요" 하며 교환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할 말이 없어 "본인 같으면 이걸 먹을 수 있겠느냐"고 따지자 그제서야 죄송하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영수증을, 이어 개봉시기를, 그러고 그냥 먹어도 된다고 까지 말하는 이 할인점의 교환 불가설명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결국 교환은 하지 못하고 얼굴만 붉힌 채 돌아와야만 했다. 최소한 고객을 위한다면 팔 때만 고개를 숙이지 말고, 이상이 있어 교환 등을 요구할 때도 고개를 숙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양한철ㆍ전북 남원시 고죽동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