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3,000여 건설업체를 대표하는 대한건설협회를 이끌고 있는 반도건설 권홍사(63) 회장은 요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짓는 대규모 주상복합 프로젝트를 진두지휘 하느라 여념이 없다.
특히 이 사업은 시공능력 62위인 국내 중견업체가 뛰어들어 성공시킨 해외부동산 개발사업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귄 회장은 "국내에서는 이제 사업부지를 구하기도 힘들어 중견 건설업체들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며 "중견업체들에게 두바이는 일감이 도처에 널려 있는 블루오션"이라고 강조한다. 권 회장은 주상복합 '두바이 유보라 타워'를 착공도 하기 전에 전체 분양 물량 대부분을 팔 정도로 뛰어난 사업 수완을 과시했다.
주상복합 1차분은 109가구 분양에 총 190명이 가계약을 신청하는 성황을 이뤘고, 오피스 건물은 국내 투자사인 마이다스부동산펀드측에 3억 달러에 일괄 매각했다.
그는 "호주 영국 등 해외 유수 펀드들이 오피스 매입에 관심을 보였지만 한국 건물을 두바이에 영원히 남도록 하기 위해 국내 자산운용사에 매각했다"고 말했다.
두바이 유보라타워는 대지 6,015평에 오피스 빌딩 한 개 동과 아파트 218가구를 짓는 프로젝트다. 이번에 매각된 오피스는 지상 57층, 연면적 2만9.300평 규모다.
그가 해외부동산 개발사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해 이후 국내 건설경기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탈출구를 고민하던 권 회장에게 어느 날 두바이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처음 벌이는 해외개발 사업인데다 땅값만 100만 달러가 넘어 잘못했다가는 한 순간에 공든 탑이 무너질 수도 있어 사업 결정 전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고 털어 놓았다.
권 회장은 두바이를 여섯 차례나 방문하며 시장조사를 꼼꼼히 했다. 그는 "창립 후 25년간 쌓은 기술력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세계 굴지의 업체들과 두바이에서 경쟁하면서 글로벌 기업 도약을 모색할 것"이라며 "정보기술(IT) 강국의 면모를 살려 두바이의 대표적인 인텔리전트 빌딩으로 만들겠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두바이 중심지에 2, 3차 프로젝트 개발에 나서는 등 '오일머니' 사냥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3년 전 일본 주택 골프장 사업을 시작하며 해외에 첫 발을 내디딘 반도건설은 최근 괌에 3만평 부지를 매입한데 이어 2차 두바이 프로젝트 계약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권 회장은 "두바이를 교두보로 발칸반도와 카스피해 지역 등 오일머니가 풍부한 나라를 중심으로 고급 주택과 오피스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며 "건설업체의 원활한 해외진출을 위해 금융지원 등 제도적 뒷받침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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