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분양가 인하정책과 맞물려 지방자치단체의 민간아파트에 대한 분양가 인하 압력 또한 거세지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일, 우남건설, C&우방, 신안종합건설, 엘드 등 5개사는 경기 시흥 능곡지구에서 지난 10일 모델하우스를 열고 총 1,484가구를 동시분양할 예정이었으나, 현재까지 시흥시가 분양가 추가인하를 요구하며 분양승인을 내주지 않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중소형 분양가를 평당 700만원대 후반, 중대형 분양가를 800만원대 후반으로 책정하고 승인을 요청했지만 시흥시는 이를 평균 750만원선으로 낮추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달 중순으로 예정된 청약일정은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시흥시 관계자는 "분양가가 시흥시에서 가장 시세가 비싼 은행동(평당 554만원)보다도 높다면 문제가 있다"며 "분양가를 최대한 낮추지 않으면 승인을 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천안시는 2월 불당동과 쌍용동에 아파트 297가구를 평당 877만원에 공급하겠다는 한 시행사의 신청을 반려, 현재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
법원은 8월 지자체가 민간분양까지 간섭할 권한이 없다며 일단 시행사의 손을 들어줬지만 천안시는 건설사가 제출한 땅값과 건축비가 적정한지 검증하는 것은 단체장의 권한이자 의무라며 항소, 현재 2심 재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용인시도 올해말로 예정됐던 성복ㆍ신봉ㆍ마북동 일대 GS건설 2,474가구, CJ개발 1,314가구, 경남기업 214가구 등 민간 아파트의 분양승인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업체들은 평균 1,400만원대의 분양가를 책정했지만, 용인시는 고분양가에 따른 주변집값 연쇄상승을 우려하며 하향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달 말 용인시 마북동에서 404가구를 분양할 대림산업은 다른 건설업체보다 저렴한 분양가로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강력한 분양가 인하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 천안시, 용인시에 이어 시흥시까지 가세함에 따라 지자체들의 분양가 인하 압력기류는 더욱 확산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혁 기자 hyuk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