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 버스로 대규모 시위현장 주변을 둘러치던 차벽(車壁)이 사라진다.
이택순 경찰청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찰이 차벽을 만들면 반 개 정도의 차로를 차지하게 되는데 이게 교통혼잡의 요인이 된다면 원활한 교통흐름을 위해 단계적으로 설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남을 배려하는 ‘준법시위’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경찰도 한걸음 양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12일 민주노총 노동자대회는 시민과 언론, 주최측과 경찰이 함께 노력해 무리 없이 준법시위로 끝났다”면서 “월말까지 잇따라 예정된 대규모 집회가 무사히 마무리되면 앞으로 준법시위 문화가 정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철주 경찰청 경비국장도 “폭력시위가 예상될 때는 차벽 설치가 불가피하지만 남들에게 의견을 알리는 집회ㆍ시위의 자유는 더욱 잘 보장하고 교통혼잡을 줄일 수 있도록 차벽 설치를 자제하겠다”고 설명했다.
차벽은 미군 장갑차 사고로 희생된 효순, 미선양 추모집회가 한창이던 2002년 12월 경찰 저지선이 시위대에 의해 뚫리면서 등장했다. 경찰은 시위대가 서울 세종로 주한 미국 대사관 앞까지 진출하자 차벽을 도입했고, 이후 청와대나 국회의사당 진출 시도 등 폭력시위 대응용으로 활용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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