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13일 하종선(51) 현대해상화재보험 대표와 변양호(52ㆍ보고펀드 대표)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 대표는 2003년 8월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론스타 측으로부터 20억원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다.
하 대표는 모 법무법인의 고문변호사로 있으면서 론스타의 법률자문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하 대표와 변 전 국장이 고교ㆍ대학 동기로 친분이 두터웠던 점 등으로 미뤄 이 돈이 변 전 국장에 대한 로비 대가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 대표는 20억원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조세포탈)도 받고 있다.
변 전 국장은 론스타에 외환은행 인수 자격을 부여하는 등 이강원(구속) 전 외환은행장과 함께 외환은행 헐값 매각을 주도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다.
검찰은 변 전 국장이 외환은행 매각 편의를 봐준 대가로 외환은행이 지난해 보고펀드에 400억원을 투자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보고 변 전 국장에게 부정처사 후 수뢰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변 전 국장은 현대ㆍ기아차그룹에게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6월 구속됐다가 3일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검찰은 이들의 영장이 발부될 경우 론스타의 불법 로비 의혹을 집중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하 대표가 받은 돈의 최종 사용처 등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외환카드 주가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과 마이클 톰슨 론스타 법률담당 이사는 13일 오전까지 출석하라는 검찰의 최후통첩에 불응했다. 검찰은 이르면 15일께 두 사람의 체포영장과 유회원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의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 예정이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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