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와 메가톤급 재계약에 성공한 이승엽(30)이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서도 ‘천황급’ 대우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요미우리는 이번 코나미컵 대회 직전 이승엽에게 대회 장소이자 홈구장인 도쿄돔 3층 정중앙에 위치한 VIP룸을 배려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형 유리 테두리에 붉은색 라인이 쳐져 있는 도쿄돔의 VIP룸은 국빈석으로 일본 내에서는 천황과 요미우리의 ‘전설’인 나가시마 시게오 종신 명예감독, 와타나베 쓰네오 구단 회장 정도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실제로 나가시마 감독은 올 시즌 요미우리의 개막전 때 장남 나가시마 가즈시게와 이 곳을 찾는 등 올 시즌 2차례 도쿄돔의 VIP룸을 이용했다. 때문에 평소에는 불도 꺼져 있을 만큼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 당연히 요미우리 선수 어느 누구도 들어가보지 못한 곳이다. 그러나 요미우리는 대회 직전 이승엽이 친정팀 삼성을 보기 위해 도쿄돔을 찾을 것으로 보고 그룹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이승엽에게 VIP룸을 허용하기로 했다.
하늘을 찌를 듯 치솟고 있는 이승엽의 주가와 요미우리 내에서의 위상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이승엽은 대회 첫날인 9일에는 KBS TV 해설을 맡아 중계석에 앉아야 하는 관계로 자리를 비웠으나 10일 중국전과 11일 대만전 때는 이 VIP룸을 이용했다.
이승엽은 삼성전의 케이블채널 tvN의 중계를 맡은 스승 백인천 전 삼성 감독에게도 언제든지 VIP룸을 이용하도록 구단의 허락을 받아 놓았다.
때마침 미국 언론도 이승엽의 가치를 다시 확인했다. 야후스포츠의 제프 페이선 메이저리그 칼럼리스트는 지난 11일 올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101명의 선수를 평가하면서 이승엽에 대해 “이승엽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을 경우 훨씬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 이승엽을 게리 셰필드(디트로이트ㆍ68위), 토리 헌터(미네소타ㆍ67위)보다 위인 FA 랭킹 66위로 평가했다.
요미우리의 상징인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를 넘는 ‘잭팟’을 터뜨린 데 이어 이제는 일본의 상징인 천황과 동격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은 더 이상의 부연 설명이 필요 없는 이승엽의 위상이자 존재 가치다. 한편 이승엽은 15일 귀국해 대구 시내 헬스클럽에서 몸 만들기에 들어갈 예정이다.
도쿄=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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