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가 끝나기가 무섭게 2008년 대선을 노리는 미 공화ㆍ민주 양당 예비 주자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공화당의 패배에도 불구, 중간선거에서 정치적 자산을 많이 늘린 것으로 평가 받고 있는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이번 주중에 대선 출마 준비를 위한 위원회를 발족시킬 예정이다. 매케인 의원은 이라크전 개전을 지지하고 이라크전을 수행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옹호했다. 그러나 다른 정책에서는 전통적 공화당 노선과는 구별되는 중도적 성향을 보임으로써 소신있는 정치인이라는 평을 받아왔다. 해군 조종사로 베트남에서 포로가 되기도 했던 그는 2000년 대선 후보 지명전에서 패하는 과정에서 소원해진 공화당 중진들과의 관계 재건에도 힘쓰고 있다.
민주당의 유력한 대권 주자인 힐리러 클린턴 상원의원은 뉴욕주에서 재선에 성공한 뒤에도 선거 캠프를 해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중간선거에서 중도세력, 공화당 지지층으로부터도 상당한 지지를 얻어낸 것에 고무돼 있는 힐러리 의원측은 워싱턴과 뉴욕에 있는 사무소를 계속 유지하면서 대권 도전 선언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힐러리 의원은 중간선거를 치르고도 1,000만달러 이상의 돈이 남아 이 자금이 언제든 대권 도전 선언을 가능하게 하는‘실탄’이라고 전했다.
공화당 예비주자로 9ㆍ11테러 대처 이후 폭 넓은 대중적 인기를 누려온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중간선거를 치르느라 빚을 진 동료 공화당 인사들을 재정적으로 돕는 것을 시작으로 대권 도전의 발판을 구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간선거에서 35명 이상의 공화당 후보를 지원한 줄리아니 전 시장은 12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리더십에 관한 연설을 하는 등 의욕적 정치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앞서 민주당 소속 톰 빌삭 아이오와 주지사는 9일 중간선거 종료 후 차기 대선 예비주자들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주지사를 두 번 연임하고 대권에 전념하기 위해 이번에는 출마하지 않았던 빌삭 주지사는 회견에서 “유권자들은 이 나라에 새로운 방향이 제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에는 각각 12명 안팎의 후보들이 차기 대선 출마를 검토중이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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