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부 명문 대학들이 입학과정에서 아시아계 학생들을 차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1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프린스턴, 하버드 등 명문 대학들이 아시아계 학생들의 입학률이 부쩍 높아지면서 성적이 월등히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혜택을 없애거나 입학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 내 아시아계 인구는 4.5%에 불과하지만 명문대의 아시아계 학생비율은 30%까지 늘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아시아계의 명문대학 입학률은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성적은 우수하지만 대학들의 보이지 않은 차별로 입학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예일대에 입학한 중국계 미국인 지안 리(16)는 지난해 미국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SAT)에서 만점을 받고도 프린스턴대를 비롯한 아이비리그 대학 3곳과 스탠퍼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로부터 입학을 거부당했다. 반면 그보다 성적이 떨어지는 백인 친구는 프린스턴대에 입학했다.
프린스턴 대학은 “개인에 대한 평가만 했을 뿐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리는 “중국에서 태어난 아시아계라는 이유로 입학 기회를 박탈당했다”며 교육부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아시아계는 소수인종 내에서도 차별을 받고 있다. 기회평등위원회 조사 결과, 2005년 SAT 평균 1,240점, 고교학점 평균 3.2를 받은 학생 중 아시아계의 대학 합격률은 10%에 불과했다. 반면 흑인과 히스패닉계의 합격률은 각 대학의 우대 특례조항에 따라 각각 88%와 92%에 달했다. 의대의 아시아계 차별은 더욱 심했다.
이 문제는 일부 주에서는 정치적 이슈로 떠올랐다. 미시간주는 중간선거 기간 중 주민투표를 통해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로 이어진 흑인과 히스패닉계 학생에 대한 특혜 부여 중단을 결정했다. 일리노이, 미주리, 오리건주도 내년 흑인, 히스패닉 학생에 대한 특례 철폐를 놓고 주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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