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프로그램 경진대회를 휩쓸었던 40대 프로그래머가 도박게임 개발에 손을 댔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명문대 출신 홍모(41)씨는 전국소프트웨어경진대회에서 3년 연속 수상하고 정보통신부 장관상도 수상한 유능한 프로그래머였다. 그는 또 지능지수(IQ) 148 이상만 가입할 수 있는 ‘멘사클럽’ 회원으로, 외국계 회사에서 연봉 1억2,000만원을 받으며 남부럽지 않게 생활했다.
하지만 그는 회사를 나와 두 차례 창업을 시도했다가 실패해 많은 빚을 지게 되자“일확천금을 쥐게 해주겠다”는 게임개발업자 박모(33)씨의 유혹에 넘어가 5월 도박게임 개발에 뛰어들었다. 2주일에 1,200만원의 수입은 뿌리치기 힘들었다. 그는 3, 4명의 프로그래머를 지휘하며 모두 7개의 도박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결국 홍씨는 게임개발에 참여한 박씨가 경찰에 덜미가 잡히면서 꼬리를 밟혔다. 홍씨는 경찰에서 “도박게임 개발은 단순한 작업이어서 빚만 갚으면 그만두려고 했다”고 후회했다
충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1일 도박프로그램 제작업체 대표 박씨 등 3명을 도박개장 등 혐의로 구속하고 프로그래머 홍모(41)씨 등 17명을 불구속입건했다. 박씨는 5월 서울에 회사를 차리고 홍씨 등 프로그래머 10여명을 고용, ‘알라딘’ ‘지존’ ‘꺼벙이’ 등 도박게임 7개를 개발해 개당 8,000만원에 판매한 혐의다. 박씨는 또 중국 필리핀 등에 인터넷도박게임 서버를 설치하고 국내 350여 개 성인PC방을 가맹점으로 모집, 운영하며 10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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