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목사의 뒤를 이어 교인 75만명의 세계 최대 교회인 여의도 순복음교회를 이끌 담임목사에 이영훈(52ㆍ사진) LA나성순복음교회 목사가 선출됐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12일 전체 1,219명의 장로 중 933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 당회를 열어 지난달 말 1차 투표에서 후보로 선정된 3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 최다 득표자(435표)인 이 목사를 조 목사 후임 담임목사로 뽑았다. 이 목사는 조 목사가 은퇴하는 2009년 2월까지 조 목사로부터 담임목사 수업을 받은 뒤 정식 취임하게 된다.
조 목사는 이날 투표에 앞서 짧은 연설에서 “세 후보 모두 금쪽같이 아끼는 제자”라며 “나는 투표하지 않을 것이며 누구를 선호한다고 밝힌 적도 없다. 누가 되든 기쁘고 즐거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종근 장로회장은 투표 후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긴다는 생각으로 투표했으며, 세 후보도 모두 장로들이 추대했지 스스로 입후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장로는 “한국 기독교 120년 사상 큰 교회의 담임목사를 투표로 선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간 큰 교회의 담임목사직 승계는 지명 또는 자식에게 물려주는 형태로 이뤄져 왔다.
이영훈 목사는 미국 일본 등에서 다양한 목회 경험을 쌓았고 영어와 일어에 능통한 국제통이다. 어릴 때부터 순복음교회를 다니며 순복음신학원(현 한세대) 신학과를 졸업한 그는 국제신학연구원 교육연구소장, 교무담당 부목사 등 순복음교회 내 요직을 거친 뒤 워싱턴 순복음제일교회, 미국 베데스다대 학장, 도쿄순복음교회에 이어 지난해 7월부터 LA나성순복음교회를 맡고 있다. 교회 내에서는 영성이 깊으면서도 합리적이고 온유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조 목사는 은퇴 후 국민일보, 순복음선교회, 선한사람들(국제구호단체), DCEM(세계선교기구) 이사장을 맡아 국내외 선교에 치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958년 천막교회로 출발해 오늘의 순복음교회를 이룩한 그의 카리스마는 후임자 시대가 열려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 목사는 당초 만 70세가 된 올해 2월 물러날 계획이었으나 교인들이 5년간 더 맡아달라고 요청하자 절충안으로 “3년만 더 하겠다”고 약속했고, 이번 투표로 그 약속을 지켰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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