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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는 '민심 버스'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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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는 '민심 버스' 시동

입력
2006.11.1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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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저녁 서울역 광장에 버스가 한 대 등장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민심 버스’다.

버스 안 좁은 공간은 이동식 토론방이다. 이날 2차 민심대장정인 ‘비전 투어’를 시작한 손 지사는 버스를 타고 전국을 누비며 시민, 전문가들과 민생 문제를 두고 토론을 할 예정이다.

9일 토론 주제는 청년실업. 둥글게 모여 앉은 청년실업자 10여 명은 저마다 절절한 취업 실패 사연을 털어 놓았고, 손 전 지사는 “일자리야 말로 최고의 복지다. 지(제)가 벌어 지 손으로 지 입에 밥 떠 먹는 게 제일 행복하다”고 했다. 토론은 약 4시간 동안 계속됐다.

대선 주자가 일반 국민을 직접 불러 모아 토론을 한다는 게 초유의 일인 만큼 서투른 장면도 많았다. 밀폐된 좁은 버스 안에서 토론을 하다 보니 몰려 드는 시민들이 정작 토론 내용은 듣지 못하고 버스만 구경하고 돌아간 게 가장 큰 문제. 달려드는 노숙자들 때문에 버스 출입구엔 경비까지 세워야 했다. 캠프에선 “민심 트럭으로 바꾸자”는 아이디어까지 나왔다.

버스를 세울 장소를 섭외하는 것도 난제. 10일엔 대학생들이 많이 지나 다니는 연세대 앞에서 직업교육 관련 토론을 하려 했으나 학교 측이 거부해 신촌역 광장으로 옮겨야 했다. 한 측근은 “세련돼 보이라고 보라색으로 버스를 칠했더니 오히려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것부터 버스에 방음이 잘 안 되는 등 문제 투성이”라며 “하지만 1차 대장정 때처럼 초반에 겪는 시행 착오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손 전 지사는 요즘 캠프 군기 잡기에 열성이라고 한다. 그는 얼마 전 “내가 민심 대장정을 하는 동안 서울에 남은 보좌진들이 너무 방만해졌다”고 질타한 뒤 서울 서대문 사무실에서 매일 새벽 6시 30분에 회의를 소집하고 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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