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에서 다시 만나자.’
한국시리즈를 2연패한 삼성이 9일 도쿄돔에서 열린 제2회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첫 경기에서 일본 시리즈 챔피언 니혼햄의 벽을 넘지 못하고 1-7로 완패하며 첫 판을 내 줬다.
도쿄 입성 이후 타격 훈련 때 너무 감이 좋았던 탓일까. 한국시리즈 내내 터지지 않았다가 도쿄 돔에서 살아날 기미를 보였던 타선이 또 다시 침묵했다. 삼성은 야기-오시모토-다테야먀-다케다-마이클로 이어지는 니혼햄 철벽 마운드를 상대로 3안타의 빈타에 허덕이며 완패했다. 양준혁-심정수-박진만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도 무안타에 그친 삼성의 타선 회복은 남은 경기에서도 큰 숙제로 남게 됐다.
삼성전 명예 회복을 선언한 니혼햄의 좌완 선발 야기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최고 타자 오가사와라가 투ㆍ타에서 첫 승을 합작했다. 야기는 선발 4이닝 동안 1피안타 1실점(비자책)의 호투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며 지난 스프링캠프 때 삼성에 당한 수모를 되갚았고, 1루수 겸 3번 타자로 출전한 오가사와라는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4회초 일본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인 4번 이나바의 140m짜리 우월 홈런포로 기선을 제압한 니혼햄은 1-1로 맞선 6회 공격에서 1번 모리모토가 우중월 2루타로 출루한 뒤 삼성 선발 임동규가 내려가자 강영식과 권오준을 공략해 4안타와 볼넷 2개를 집중시키며 4득점해 승부를 갈랐다.
삼성은 0-1로 뒤진 4회말 1사 3루에서 4번 심정수의 중월 희생플라이로 간신히 영패를 면했다. 니혼햄의 2번째 투수 오시모토는 2이닝 동안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고, 삼성 선발 임동규는 5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 불발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현역 시절 일본 킬러로 명성을 떨쳤더 삼성 선동열 감독은 이날 패배로 사령탑 데뷔 후 일본전 3연패에 빠지게 됐다. 선 감독은 지난 해 대회에서도 일본시리즈 챔피언 지바 롯데 마린스와의 2경기에서 모두 패한 바 있다. 삼성은 10일 낮 12시30분부터 중국 올스타팀과 2차전을 갖는다. 삼성은 중국전에서 승리하고 11일 대만 라뉴 베어스전을 반드시 잡아야 12일 결승전에서 니혼햄에 설욕할 기회를 갖게 된다.
한편 대회 개막전으로 열린 라뉴 베어스-중국전에서는 라뉴가 홈런 2방을 터트린 4번 천진펑의 맹타를 앞세워 12-2, 8회 콜드게임 대승을 거뒀다.
도쿄=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 양팀 감독의 말
● 선동열(삼성 감독) = "찬스 무산시킨게 패인"
선발 임동규가 한국에서와 별 차이 없이 잘 던져줬다. 5회 2사 2, 3루 찬스에서 득점했다면 이기는 패턴으로 투수를 운용했겠지만 찬스를 무산시킨 게 오늘의 패인이다. 오가사와라, 이나바 등 니혼햄 중심 타자들을 막지 못했고 전부 실투를 던지다 맞았다. 실투를 놓치지 않은 상대 타자들이 좋은 타자다.
● 힐먼 니혼햄 감독 = "자신감 안 넘친 게 도움"
국제경기에서 거의 맞붙은 적이 없는 팀과 대결하다 보면 어떤 상황이 일어날 지 알 수 없다. 오늘은 선수들의 자신감이 넘치지 않았던 것이 도리어 도움이 됐다. 그런 상태가 경기를 하는 데는 좋다. 일본을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플레이 해주기를 항상 주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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