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탑 산업훈장을 수상한 한화석유화학의 허원준(60) 사장은 30년 이상 석유화학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 경영인이다.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이공계 출신답게 2002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며 끊임 없는 기술개발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특히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에너지 절감이 필수적이라는 판단 아래 집중적인 시설 투자와 작업 공정 개선을 통해 에너지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사실 석유화학은 대표적인 장치산업으로 에너지가 많이 쓰인다. 한화석화의 경우 PVC, 가성 소다 등을 생산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전기분해 공정(소금을 분해해 산업의 기초원료로 널리 쓰이는 가성소다와 PVC의 기초 원료인 염소를 제조하는 공정)이 필수적이다. 이 때 쓰이는 전기비용이 전체 제조원가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높아 에너지 절약문제는 제품의 원가 절감 및 수익성과 직결된다.
한화 석화는 지난 5년간 800억원을 투자, 공정 개선, 폐열 회수, 인근업체(태광산업)에 잉여 스팀 공급 등을 통해 429억원의 에너지를 절감했다. 그 결과 지난해의 경우 2001년에 비해 11.1%나 에너지 사용이 감소했다. 특히 국내 최초로 전기분해 전력을 줄여주는 촉매를 개발하는데도 성공했다.
한화석화는 또 에너지 절약 관련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한편 이들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고객기술 지원팀을 구성, 지금까지 13차례에 걸쳐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에너지 절감 노하우를 전수해 주기도 했다. 허 사장은 “앞으로 3년간 지난해 보다 100억원의 에너지를 절감하고, 기후변화협약 발효에 대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0% 더 감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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