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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추월, 멀어져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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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추월, 멀어져가나

입력
2006.11.0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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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시장을 호령하는 일본 토요타를 무섭게 추격해온 현대자동차에 브레이크등이 켜졌다. 현대차가 환율 하락과 노조 파업의 여파로 주춤하는 동안 토요타가 일대 반격에 나서 최근 몇 년간 빼앗겼던 실지(失地)를 잇따라 회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보여준 현대차의 무서운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빠르게 좁혀지던 토요타와의 격차가 다시 확대되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는 GM, 포드 등 '빅 3'의 부진에 따른 반사 이익을 토요타가 독식하고 있다. 현대차는 2002년 2.2%였던 점유율이 지난해에는 2.7%까지 상승했으나, 올해(9월말) 점유율은 2.8%에 머물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토요타는 지난해 13.3%였던 점유율을 15.3%까지 끌어올렸다.

서유럽에서도 현대차는 점유율(9월말 누계 2.0%)이 지난해(2.1%)보다 감소한 반면, 토요타는 5.3%에서 5.7%로 상승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현대차가 애써 구축한 중국과 인도에서의 우위도 허물어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 미국 시장조사 기관인 J.D.파워가 실시한 '2006년 인도시장 소비자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현대차는 725점으로 지난해(739점)보다 14점이나 감소했다.

순위도 2위에서 5위로 밀려났다. 반면 토요타는 현대차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 정몽구 회장이 9월 인도를 방문, 현장경영을 펼쳤는데도 불구하고 입지가 오히려 축소됐다.

중국에서도 역전을 허용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6월 판매대수(1만8,227대)가 2003년 6월 이후 3년 만에 최초로 토요타(2만14대)에 뒤졌다. 7월 이후 재역전에 성공했지만, 이는 쏘나타와 아반떼 투싼의 판매 가격을 10%나 인하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재무제표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현대차의 3분기 매출액(5조8,870억원)과 당기순이익(2,828억원)은 최근 3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토요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7% 증가한 5조8,300억엔(2분기 기준ㆍ약 46조원)에 달했고, 순이익은 현대차의 11.4배인 4,057억엔(약 3조2,500억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기존 글로벌 전략이 한계에 직면했다고 보고 있다. 강성 노조와 중저가 이미지를 극복하지 않은 채, '네자릿 수' 환율에 따른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품질개선에 주력해온 전략이 이젠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1년에 한달 가량 파업하면서 봉급은 제대로 받아가는 관행은 환율 900원대 시대에는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도 "현대차의 품질이 최근 크게 좋아졌으나, 세계 시장에서 토요타나 혼다와 대등하게 겨루려면 중저가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게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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