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살 세상은 글로벌 사회입니다. 아이들이 타 문화를 접하고 이해함으로써 세계인으로 커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어린이박물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최초의 어린이박물관인 미국 뉴욕 브루클린어린이박물관의 캐롤 엔세키 관장이 삼성어린이박물관 주최로 8일 열리는 특별세미나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했다.
브루클린어린이박물관은 1899년 브루클린 지역의 소외계층 아동을 위해 설립된 이래 체험식 어린이박물관의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 연간 방문객만 25만명에 이른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설립된 어린이박물관은 350여 개이며, 미국에만 240개가 있다. 국내에는 유일한 사립인 삼성어린이박물관을 비롯해 6개가 있다.
엔세키 관장은 “아동기 학습방식은 아이마다 다르다”며 “어린이들은 만지고 보고 냄새 맡는 등 오감을 활용한 체험을 통해서 세계와 자신에 대한 이해를 가장 잘 확장시킨다”고 말한다.
브루클린어린이박물관은 모든 전시를 다양한 연령대와 수준에 맞춰 체험식으로 기획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99년 오픈한 <세계의 신발(global shoes)> 전시의 경우 우리나라의 짚신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신발을 한데 모아 전시하면서 아이들이 직접 만들고 신어보는 등 체험을 통해 각국의 생활문화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해 호평을 받았다. 이 전시는 현재까지도 북미와 유럽 각 나라에서 순회전을 열고 있다. 세계의>
또 어린이박물관으로는 드물게 영구 컬렉션을 갖추고 있다. 역사와 문화, 각종 화석과 희귀 동식물에 이르기까지 소장품 수가 2만7,000여 점에 달한다. 컬렉션은 자체 전시는 물론 지역사회의 교육적 수요에 맞춰 인근 학교 수업 등에 대여된다.
엔세키 관장은 일본계 미국 이민 4세대로 미국 터프츠대학에서 환경설계를 전공하고 브루클린어린이박물관 전시디자이너로 출발, 97년부터 관장직을 맡고있다. 남편은 유치원 교사. 엔세키 관장은 “(엄마의 근무지를 좇아) 박물관에서 자란 외아들(14세)이 박물관 전시기획에 관한 한 가장 신뢰할만한 비평가”라고 말하며 웃었다.
삼성어린이박물관은 개관 11주년을 기념, ‘혁신과 헌신: 어린이를 위한 체험식 박물관’을 주제로 여는 이번 세미나 당일, 브루클린어린이박물관에 거문고와 가야금, 장고 기증식도 갖는다. 이번 기증은 세계 각국의 악기를 전시하는 ‘뮤직믹스’ 존에 한국 악기만 없다는 것을 안 삼성어린이박물관 관계자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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