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탁구의 ‘계보’ 그 자체인 네 사람이 2006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카타르 도하에서 다시 뭉친다. 1970년대 한국 여자탁구의 간판인 이에리사(52)-정현숙(54)씨, 80년대 여자탁구의 전성기를 이끈 양영자(42)-현정화(37)씨가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각기 중책을 맡고 한 배를 타게 됐다.
1973년 사라예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구기종목 사상 첫 단체전 우승의 쾌거를 이룬 이에리사-정현숙씨 콤비는 각각 도하 아시안게임 총감독, 선수단장을 맡고 있다.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80년대 세계 여자탁구계 ‘환상의 복식조’로 불렸던 양영자-현정화씨도 도하 행 비행기를 함께 타게 된 것. 현정화씨는 여자탁구 대표팀 사령탑으로, 양영자씨는 SBS 아시안게임 탁구 해설자로 나서게 됐기 때문이다.
양영자씨는 오랜만에 탁구계에 돌아왔다. 양씨는 남편과 함께 몽골로 선교활동을 떠났다 1년 6개월의 안식년 휴가를 받아 지난 2월 일시 귀국했다.
종전 SBS 해설을 맡고 있던 선배 정현숙씨를 대신해 SBS에서 마이크를 잡게 됐다. 양씨는 "정 선배가 해설을 제의, 고민하다 한 수 배운다는 생각으로 승락했다. 정화가 어려운 여건에서도 사명으로 알고 노력하는 모습이 대견하다. 도하에 가서도 정화를 많이 격려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정화 감독은 "영자 언니가 해설가로 활동하는 건 탁구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다. 기술이 뛰어나고 차분한 성격의 언니가 잘 할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언니와 이에리사 총감독, 정현숙 단장을 모두 빛나게 하려면 내가 잘 해야 하기에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김기범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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