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논술이 중요성을 더해감에 따라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 논술고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과 고등학교 관계자들이 한데 모여 논술 협의체를 구성했다는 소식은 일단 반갑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를 중심으로 수도권 11개 대학 입학처장과 6개 고교의 교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술의 방향과 난이도 등을 조율키로 했다는 것은 여러 가지 현실적 여건의 제약 속에서 우리 교육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데 작으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대학이 학생 선발의 중요한 전형자료로 논술고사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되도록이면 그 비중을 높이려 하는 경향을 이해하지 못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교육부총리가 대학 측에 고교 교육 현장 여건을 최대한 반영해 달라고 당부했듯이 현실과 지나치게 동떨어진 논술고사는 과외를 새삼 부추기거나 교과과정에 충실한 학생들을 오히려 소외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고교 측이 정규 수업 시간에 논술 과목이 따로 없다는 이유로 방관자적 입장을 취해서는 안 되며, 따라서 교사들부터 논술 교육 능력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대학 측에 대해서도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예시문제나 던져 놓고 말 것이 아니라 고교와 유기적 협조체제를 갖춰 문제 유형을 공동 개발한다든가 학습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방법으로 적응을 도와야 한다고 당부했었다.
논술 협의체는 이러한 두 방향의 노력이 한데 수렴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기대를 갖게 된다. 서울대 총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서울 강남의 논술학원에 의존한 학생들이 좋은 점수를 못 받도록 만들겠다.
(그렇게 되면) 강남 지역 학생ㆍ학부모가 강북으로 옮겨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발언한 대목에 주목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과외 없이 대학이 원하는 인재를 키울 수 있는 세상을 그 누가 반기지 않겠는가? 대학이 현실에 다가서려는 노력을 좀더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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