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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조에 업혀 살아온 공공기관 달라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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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조에 업혀 살아온 공공기관 달라져야

입력
2006.11.06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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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내린 직장'이라는 비난을 받아온 공공기관에 대해 정부가 개혁의 칼날을 높이 치켜들었다고 한다. '끼리끼리 문화'에 물들어온 공적 집단의 잘못된 행태를 손보겠다는 의지가 대단한 듯, 방침의 이름도 '공공기관 경영위험 요소 공시제도 및 직무청렴 계약제도 시행지침'으로 길고 고상하다.

하지만 그 뜻을 평가하는 의견 만큼이나 우려와 냉소의 목소리도 벌써부터 크다. 취임 직후부터 공공부문 개혁을 입버릇처럼 외쳐온 정부가 그 동안엔 뭘 하고 있다가 이제 와서 색다른 로드맵인 양 떠들어대느냐는 의문이다.

이번 지침은 산업은행 등 금융 공기업, 한국전력ㆍ토지공사 등 정부 투자기관, 국민연금공단 등 정부 산하기관, 한국개발연구원 등 정부 출연기관을 포함한 주요 224개 공공기관이 재무구조ㆍ경영환경ㆍ손익구조 등에 관련되는 사항을 12월 1일부터 공개토록 했다.

특히 임직원들의 임금과 복지를 개선한다는 명목으로 노조와 임의로 맺은 협약ㆍ협정ㆍ약속도 전면 공개토록 했다. 기관장ㆍ감사ㆍ이사들은 기관과 청렴의무 계약을 맺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성과급ㆍ직책급을 강제 환수하는 조항도 마련했다.

감사원과 국회가 공기업의 방만경영과 도덕적 해이문제를 수없이 질타했는데도 그런 행태가 계속되거나 더 확산됐던 점에서 이번 조치는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다. 특히 '노조와의 협약'이 법령보다 위에 있는 것처럼 떠받들며 기득권을 온존시켜온 행태가 올해 국정감사에서 분명히 드러난 이상, 정부가 수술을 망설인다면 명백한 직무유기다.

사실 정부가 전투적 노동ㆍ교육ㆍ농업운동에 휘둘리며 연금개혁, 저출산ㆍ고령화 대책 등의 국가적 과제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스스로가 관료주의의 망령을 벗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피땀 어린 돈으로 사는 사람들에게서 공복의식을 찾을 수 없으니 이익단체들이 저마다 자기 주장만 앞세우는 것이다. 국회는 공공기관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법안을 서둘러 처리하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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