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ㆍ7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미 공화, 민주 양당이 펼쳐 온 대접전이 막판 초읽기에 들어갔다. 공화당이 상ㆍ하 양원을 장악한지 12년만에 하원 지배권은 민주당에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상원의 경우, 다수당 자리를 둘러싼 양당의 혼전은 섣부른 예측을 불허하는 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워싱턴을 떠나 공화당 텃밭지역을 돌며 흔들리는 공화당 지지층을 다시 묶어 세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부시 행정부 최대 약점인 이라크전을 물고 늘어지면서 내친 김에 상원까지 장악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막판 구도: 민주, 하원 장악 거의 기정사실
선거는 1~2석 차이로 승패가 갈릴 것이라는 예상이 대세다. 뉴욕타임스의 판세 분석은 총 100석의 상원 의석 중 이번에 선거를 치르지 않은 67개 의석을 포함, 양당의 당선 확실 및 우세 지역수를 공화 49, 민주 48로 보고 있다. 버지니아, 미주리, 몬태나주 등 나머지 3개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합 양상이 최종적으로 어느 쪽의 승리로 결론이 나느냐에 따라 다수당의 향배가 갈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버지니아는 여론조사 때마다 순위가 뒤바뀌고, 미주리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다녀간 이후 공화당 후보가 근소하게 앞서 나가는 등 판세 자체가 매우 유동적이어서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분석에 애를 먹고 있다. 상원에서 1석의 의미가 중요해지자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패한 뒤 무소속으로 입후보해 선전하고 있는 조지프 리버맨(코네티컷) 의원을 우군으로 만들기 위한 양당의 구애작전도 치열해 지고 있다.
435석 모두를 다시 뽑는 하원에서 민주당은 공화당으로부터 15석을 뺏어오면 다수당이 되는데, 공화당 스스로도 ‘상실이 12석에 그친다면 최상의 결과’라고 할 정도로 민주당에 승기가 넘어가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 및 양당 선거전략가들은 민주당이 추가할 수 있는 의석이 30~35석에 이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상원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많은 20~25개 지역에서 막판 경합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 때문에 공화당도 기대를 완전히 접지는 않고 있다.
양당 전략: 공화, 경합지역 선거자금 대거 투입
부시 대통령은 4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한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선거 최대 쟁점인 이라크 문제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자신의 경제적 성과를 홍보하는 데 주력했다. 수세에 몰린 공화당이 막판 선거 쟁점을 세금 등 경제문제로 전환하려는 시도였다. 부시 대통령은 3일 발표된 미국의 10월 실업률이 4.4%로 2001년 5월(4.3%) 이래 최저 수준이라는 점에 고무돼 이러한 경제적 성공이 자신의 세금 감면 정책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공화당은 이와 함께 패색이 짙어진 하원 선거보다는 상원을 지키는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민주당 현역의원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역인 뉴저지, 미시건 등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공화당은 현재 공석인 메릴랜드에서는 흑인 후보를 내세워 소수 인종 표에 의한 막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민주당은 부시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에 맞선 주례 라디오 방송을 통해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전 정책을 바꾸려 하지 않고 있다”며 선거일까지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전 실패를 정조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또 역대 선거에서 지지층의 투표율 제고에서 뒤져 공화당에 막판 역전을 허용한 사례가 많았다는 판단에 따라 자원봉사자들을 대거 동원, ‘유권자에게 전화 걸기’ ‘가가호호 직접 방문’등을 통해 민주당 지지자들의 투표율을 끌어올리는데 부심하고 있다.
막판 접전이 불꽃을 튀기는 와중에 공화당의 우군이었던 전미복음주의자연합(NAE) 대표 테드 해거드 목사가 동성애 사실이 폭로돼 4일 대표직에서 사퇴했고, 이라크전을 옹호했던 대표적 신보수주의자(네오콘) 들이 부시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서는 등 공화당에 악재가 이어졌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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