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천국’ 마카오에서 한인간 도박 이권을 둘러싼 다툼 끝에 한국인 건축업자가 피살됐다. 마카오에서 한국인이 피살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4일 주홍콩 한국영사관에 따르면 마카오 경찰은“3일 자정께(현지시간) 마카오 시내의 한 한국식당 앞길에서 배모(50)씨가 흉기에 찔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곧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배씨와 함께 있던 방모(50)씨도 범행을 막다 다쳤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한국인 카지노 롤링조직원 김모(34)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며 범행에 가담한 공범 4명을 쫓고 있다.
현지 소식통은 배씨는 아파트 시공과 분양 사업을 하기 위해 올해 초 마카오에 입국했으며, 한국인 도박 관광객을 유치하는 ‘롤링업’에 관여하면서 김씨 등과 갈등을 빚어왔다고 밝혔다. 카지노 롤링업은 귀빈(VIP)용 객장에 도박 손님을 유치하고 배팅액에 따라 일정 비율로 알선 수수료를 받는 일을 말한다. 현지 교민들 사이에 ‘롤링 사업이 막대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이를 전문적으로 하는 한국인 업자만 40~5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카오는 취업비자나 별도 절차 없이 관광비자만 갖고도 재입국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국인 롤링업자들 상당수가 원정해 중국인 명의를 빌려 사업을 하고 있다. 마카오 교민 숫자는 120여명에 불과하지만 실제 현지에 살고 있는 한국인은 이보다 훨씬 많다. 피의자 김씨도 한국에서 오랫동안 도박에 손을 대다 최근 마카오로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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